부동산
수도권 돈되는 택지확보에 `사활`
입력 2015-10-19 17:15  | 수정 2015-10-20 10:21
지난해 10월 1순위 청약에 6만여 명이 몰린 `위례 자이` 공사 현장 모습.
1000개 가까운 국내 건설사·시행사 관계자 수천 명은 19일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례신도시에 공급하는 하남권 공동주택 용지 3개 블록 총 14만7064㎡ 입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값이 3.3㎡당 1500만~1800만원 수준이어서 비싸긴 했지만 '흥행 보증수표'로 손꼽히는 위례신도시 땅이라 청약 전부터 업체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오후 5시 30분 추첨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두 숨죽이며 결과를 지켜봤다.
지난 8월 울산 송정지구 7필지 입찰 때도 비슷했다. 5300여 개 업체 관계자들은 피를 말리며 추첨 결과를 기다렸다. 송정에는 신청 예약금만 16조원 넘게 들어왔다.
이날 위례 땅 3필지에도 약 8조원 입찰보증금이 몰렸다.
위례 아파트 용지 3필지 경쟁에 불이 붙은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에 아파트를 지어서 팔 때 분양성이 높은 공공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위례는 이미 검증이 끝나 리스크가 작기 때문에 땅이 나오면 무조건 청약할 수밖에 없다"며 "위례보다 더 좋은 수도권 공공택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공급된 3개 단지는 모두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으로 특전사 이전 터에 들어서게 된다. 송파·성남이 아니라 행정구역상 경기도 하남시에 속한다. 아파트 분양은 일러도 2017년 말에 가능하다. 신청 예약금은 50억~100억원이고 택지 가격도 1635억~3253억원으로 비싸다.
여러 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계열사를 총동원해 땅 전쟁에 뛰어들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신청 예약금, 토지대금 등은 모두 금융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다만 2018년 이후 분양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려 막판까지 고민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3필지 공급으로 위례신도시 아파트 용지 공급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나올 아파트 용지는 SH공사가 보유한 송파권 3필지와 LH가 보유한 하남권 2필지가 전부다. 가구 수는 2800여 가구에 불과하며 5필지 모두 일러야 2017년에 나온다. 분양 물량도 거의 소진됐다. 보미종합건설이 보유한 C2-1블록 131가구만 올해 일반분양될 전망이다.
지난 6월 2년여 만에 위례에 공급된 A3-5블록은 2017년 말에 분양이 가능하다.
주택 업계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도, 토지 매각도 사실상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수도권에서 새 먹을거리를 찾기 어려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땅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최근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부터 내년 초까지 위례에는 약 7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를 앞둔 단지들 웃돈(프리미엄)은 대부분 1억원 이상이다. 분양가 대비 2억원 비싼 금액에 거래되는 집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시장에서는 위례신도시 가치를 그만큼 높이 평가하고 있고, 건설사들이 위례에 땅을 확보하려고 전쟁을 벌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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