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PO] 주인 찾던 ‘3번 옷’, 민병헌이 맞춰 입다
입력 2015-10-19 13:52  | 수정 2015-10-19 17:14
두산 외야수 민병헌이 이번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3번 타순에서 활약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근한 기자] 지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동안 두산의 3번 타순은 귀신에 홀린 듯 했다. 3번에만 들어가면 무안타로 빈타에 허덕였다. 하지만 두산 외야수 민병헌(28)이 주인 찾던 ‘3번 옷을 다시 맞춰 입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마음에 쏙 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민병헌은 지난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KBO 플레이오프 NC와의 1차전서 5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7-0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3번 타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가장 고민거리를 안겨준 타순이라는 것. 그럴만도 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민병헌과 박건우가 2번씩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두 선수 도합 1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이상하리만큼 안 풀렸다. 김 감독은 1차전 3번 타자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민병헌 대신 2‧3차전에서는 1차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박건우를 내세웠다. 하지만 박건우는 7타수 무안타로 죽을 쒔다.
그래서 다시 3번 옷의 주인공을 바꿨다. 2‧3차전에서 6번 타자로 내려가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때린 민병헌을 4차전에서 다시 3번으로 올렸다. 하지만 민병헌은 4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귀신 같이 침묵했다.
3번 자리에 마가 낀 것처럼 보였다. 사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지명 타자 홍성흔을 3번으로 내리는 방안도 살짝 고민했다. 하지만 다시 민병헌을 믿었고 그 믿음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민병헌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즌 첫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2-0으로 앞선 3회에서 NC 선발 투수 에릭 해커를 압박하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4-0인 7회에는 바뀐 투수 김진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빼앗는 강펀치를 날렸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찾지 못한 ‘3번 옷의 주인공을 찾은 경기였다. 민병헌은 경기 후 3번 타순에서 찬스가 오면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면서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심적인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첫 번째 홈런이 나오면서 민병헌의 마음은 편해졌다. 두산의 3번 타순에서 나온 이번 포스트시즌 첫 안타이자 홈런이었다. 한 번 막힌 혈이 뚫리자 민병헌은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민병헌의 처가는 마산이다. 이날 마산구장을 찾은 장인과 장모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도 민병헌의 맹타에 ‘3번 옷의 주인공을 확신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3번 타순을 가지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선수 저 선수 나간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결국 민병헌이 3번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어 남은 시리즈에서 ‘3번 옷을 입을 주인공이 민병헌임을 못 박았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