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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K-1 전설 임치빈, 한국은 몰라준 위대한 업적
입력 2015-10-19 08:45  | 수정 2015-10-21 05:13
임치빈이 킥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KBS N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국 킥복싱 전설 임치빈(36·KBS N 해설위원)은 K-1의 스타이자 피해자다. 무에타이 기준 라이트급(-61kg)~웰터급(-67kg)에 어울리는 체격이나 K-1에는 무제한급과 MAX(–70kg)밖에 없었다.
K-1 MAX 한국대회를 3차례나 제패했으나 본선 8강 진출은 모두 실패했다.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버거운 체급에서 분투하는 그를 손가락질하면서도 정작 주 체급에서 거둔 국제적인 업적에는 관심이 없었다.
임치빈은 12월 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에서 열리는 ‘글로리 26에 참가하여 전 세계무에타이평의회(WMC) -63kg 챔피언 모삽 암라니(28·네덜란드/모로코)와 대결한다. MK스포츠는 어느덧 30대 후반이 눈앞임에도 K-1 몰락 후 세계최고대회로 자리매김한 ‘글로리에 재도전하는 임치빈을 ‘KBS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했다.
‘글로리 이전 세계킥복싱 최고봉은 ‘잇츠 쇼타임이었다. 모두 8체급을 운영하여 K-1의 단점을 극복했다. 임치빈은 2011년 9월 6일 ‘잇츠 쇼타임 일본 도쿄대회에서 열린 –65kg 타이틀도전자결정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체급에서는 최정상급임을 증명했으나 한국의 주목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임치빈은 ‘잇츠 쇼타임 타이틀전을 준비했다. 그런데 대회사에서 ‘글로리와 합병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회상했다. ‘글로리는 2012년 6월 ‘잇츠 쇼타임을 흡수했다.
‘글로리 챔피언결정전에 임할 기회라도 줬으면 했으나 흐지부지됐다”고 아쉬워한 임치빈은 이번 네덜란드대회에서 이기면 마이크 어필 등으로 현장에서 타이틀전을 요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치빈에게는 ‘글로리가 ‘잇츠 쇼타임을 합병한 과거 외에도 명분이 하나 더 있다. ‘잇츠 쇼타임 챔피언도전권 획득 당시 이긴 상대가 바로 암라니이기 때문이다. 암라니는 지난 4월 3일 ‘글로리 20에서 초대 페더급(-65kg) 챔피언결정전에 임하였으나 가브리엘 바르가(30·캐나다)에게 만장일치 판정패로 타이틀 획득은 실패했다. ‘글로리가 직전 타이틀전 경험자와의 대진을 성사시킨 것은 그만큼 임치빈을 높이 평가한다는 얘기다.
임치빈에게 가장 최근 패배를 안긴 선수도 암라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2014년 6월 29일 있었던 ‘카발라 파이트 시리즈라는 대회에 나가 임치빈에게 KO승을 거뒀다. 진정한 우열을 가리는 3차전을 앞두게 된 것이다.
유럽 킥복싱 메카 네덜란드 경기는 처음이다. 세계 1위 단체 ‘글로리의 연말대회이기에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말한 임치빈은 암라니와는 1승 1패 후 ‘언젠가 우열을 가리자고 했는데 3차전이 성사됐다. 대결이 기다려진다”면서 초반에 강한 화끈한 선수다. 중후반에는 기세가 다소 꺾인다. 맞불을 놓을지 아웃복싱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K-1 MAX 시절 내가 겪은 어려움을 아는 분들은 적정 체급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지금은 무에타이 웰터급을 제일 선호하나 ‘글로리 페더급은 –65kg이다”고 설명한 임치빈은 감량하기 조금 어렵긴 하나 없는 체급을 만들어달라고 할 수는 없다. 내가 맞춰야 한다”면서 암라니에게 체격 차이는 못 느꼈다. 신장·리치는 내가 조금 나은 것도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상위 체급에서 뛰어야 했던 K-1 MAX에서는 힘의 열세 때문에 신중한 경기운영이 불가피했다. 예전에는 간을 보기도 했다”고 솔직히 인정한 임치빈은 암라니와의 3차전을 어떤 작전으로 임할지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진흙탕 싸움도 마다치 않고 싶다. 초반 승부를 원한다”고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임치빈의 ‘글로리 경기는 이번이 2번째이자 946일(만 2년7개월2일) 만이다.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리세움에서 2013년 5월 3일 치러진 ‘글로리 8의 ‘65kg 슬램 토너먼트 준준결승에 나섰다가 구보 유타(28·일본)의 보디 샷에 2라운드 KO패를 당한 바 있다.
구보는 임치빈을 이긴 기세를 몰아 ‘65kg 슬램 토너먼트를 제패했다. 우승 과정에서 현 ‘글로리 페더급 챔피언 바르가에게도 승리했다. 한편 암라니는 구보를 이긴 바 있다.
내게 승리한 구보가 토너먼트 정상에 올라 체면이 섰다. 암라니가 구보를 이겼으니 더욱 그렇다”고 농담한 임치빈은 최정상급 선수 간의 대결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당일 신체 및 심리 상태 등 사소한 변수도 영향이 크다”면서 ‘65kg 슬램 토너먼트 8강 탈락이라는 결과에는 승복한다. 그러나 나도 구보·암라니·바르가와 대등할 수 있다. ‘글로리에서 어떤 대진을 제안해도 응하겠다”고 자존심을 드러냈다.
‘글로리 한국 중계권은 KBS N이 보유하고 있다. KBS N은 자사 해설위원 임치빈의 네덜란드대회 출전에 흔쾌히 동의했으며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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