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양광 설치하려고"…소나무 2천 그루 고사시켜
입력 2015-10-14 19:42  | 수정 2015-10-14 20:34
【 앵커멘트 】
태양광 시설 설치 허가를 받으려고 소나무 2천 그루를 고사시킨 업자가 적발됐습니다.
소나무 껍질을 벗기는 것도 모자라, 제초제까지 넣었는데, 수십 년 동안 산을 지킨 소나무는 단 며칠 만에 말라죽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하동의 한 야산.

수령이 수십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에 빨간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습니다.

파란빛을 뿜어야 할 소나무 잎도 누렇게 변색했는데, 모두 말라 죽은 겁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이 산에 있는 소나무 2천 그루가 완전히 고사 상태인데요. 밑동의 껍데기는 벗겨져 있고, 드릴로 구멍을 뚫은 흔적도 역력합니다."

건설업자 49살 김 모 씨는 이곳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려고 개발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소나무가 많아 개발이 어렵다고 하자, 소나무를 고사시킨 겁니다.

▶ 인터뷰 : 이문구 / 경남 하동경찰서 수사과장
- "나무가 울창해서 산림훼손이 심하다는 이유로 허가가 취소됐기 때문에 나무가 없으면 시간이 지나서 다시 신청하면 허가가 나지 않겠느냐."

18명의 인부는 일주일간 소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드릴로 구멍을 내 제초제를 넣었습니다.

▶ 인터뷰 : 작업 인부
- "저는 더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못 하겠다고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 그래서…. (벌금만 내면 된다 그러던가요?)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경찰은, 산림 훼손 혐의로 건설업자 김 모 씨와 인부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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