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하이킥 행진' 고수하는 이유는
입력 2015-10-11 19:40  | 수정 2015-10-11 20:04
【 앵커멘트 】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병사들이 다리를 쭉쭉 뻗어올리는 위압적인 행진을 보였는데요.
왜 이런 '하이킥' 사열을 고집하는 걸까요.
박호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여성 비행사와 핵배낭 보병, 백두산 영웅 청년돌격대에 조선소년단까지.

열병식에 참여한 부대들의 복장과 화기는 달라도 걷는 모습은 똑같습니다.

무릎을 굽히지 않아 이른바 '거위걸음'으로 불리는 이 행진은 18세기 강한 군사력으로 독일을 통일시킨 프로이센 군대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나치 독일과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로 번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와 중국은 다리 높이는 60도 정도로 낮추는 대신 첨단 신무기를 대거 공개해 군사력을 과시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90도에 가까운 '하이킥' 행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때부터 해왔던 열병식의 형식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소연 / 전 인민군 4군단 상사
- "저도 열병식에 참가해봤지만, 무척 힘들거든요. 고통스러운 이 열병식을 바꿀 수 없는 것은, 김일성 때부터 김정일을 거쳐 내려왔던 열병식의 형식과 틀을 바꾼다는 것은 김정은 시대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중국처럼 돈이 많이 드는 최신식 무기들을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라 병사들의 하이킥으로 위압감을 나타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절도있는 걸음이 강한 전투력뿐 아니라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수단으로도 해석됩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