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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1] 실패, 또 실패 이긴 두산, 극적드라마 썼다
입력 2015-10-10 18:31 
끝내기 안타를 친 박건우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조급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유인구에 배트를 내기 일쑤였다. 결국 많은 범타를 쏟아낸 두산 타선이 많은 대량 득점 기회를 놓치며 자멸하는 듯 했다. 실패에 실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끝내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두산이 극적인 끝내기 드라마를 썼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0회 나온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2013년 넥센에게 당했던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정규 9이닝 동안 8안타 8볼넷에도 단 3점을 내는데 그쳤다. 절반 수준인 단 5안타 5볼넷으로 3점을 낸 넥센과 비교해도 더욱 답답했던 타선 침묵이었다. 하지만 9회 마지막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실패를 극복했기에 의미가 있었다. 만약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면 시리즈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지만 기분 좋은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1회 상대 투수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이후 병살타만 2개를 쳤다. 6회도 대량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땅볼로 1점을 추격하는데 그쳤다. 7회 동점에 성공한 이후 8회 역전을 허용하는 시소게임. 이후 9회 극적인 동점을 만든 두산은 연장 10회 긴 승부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넥센 선발투수는 양훈. 두산을 상대로 3경기 구원투수로 나와 4⅔이닝동안 2안타 4볼넷을 허용하면서 1실점만을 했다. 두산이 양훈을 잘 공략하지 못했지만 표본이 적었고, 완벽하게 압도당한 내용은 아니었기에 공략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다.
거기에다 두산 주요 선수들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자신감이 오히려 독이 됐을까. 1차전 두산 선수들의 의욕은 충만했다. 그와 동시에 몸에 힘이 들어간듯한 느낌도 다분히 강했다. 경기 종료 후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선수들 역시 오늘 몸에 힘도 들어가고 그런 모습이 보였는데 오늘 승리를 계기로 여유 있게 하지 않을까 싶다”며 선수단의 긴장을 인정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빠른 볼카운트내에서 승부가 너무 잦았다. 양훈에게 15구 이상을 던지게 한 이닝이 1회와 6회 밖에 없었다. 특히 1회에만 양훈에게 29구를 던지게 하면서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때렸던 1회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회 2사 후 민병헌이 볼넷, 김현수가 좌중간 안타를 때린데 이어 양의지가 볼넷을 얻어 만루 기회를 잡았다. 양훈이 계속 흔들리는 틈을 타 상대 선발 조기 강판이나 대량득점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재원이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아웃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이후 2회 삼자범퇴로 물러난 두산은 3회 1사 1루서 민병헌이 유격수 방면의 병살타를 때려 다시 흐름이 한 번 중단됐다. 결국 4회도 삼자범퇴로 돌아선 두산은 5회 1사 주자없는 상황 오재일의 센스있는 번트안타로 또 한 번의 기회를 잡았다.
오재일은 자신의 우측 방향으로 수비 시프트가 걸리자 상대적으로 수비가 헐거운 3루쪽 방향으로 기습 번트를 시도, 안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재호가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때려 기회가 무산됐다.
호투하던 니퍼트도 3회와 6회 각각 솔로홈런 1방씩을 맞으면서 경기가 묘한 양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반등의 기회는 6회 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10구 접전 끝에 귀중한 안타를 뽑아 물꼬를 텄다. 첫 선두타자 출루. 이어 허경민이 우중간 안타를 때려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후속 타석은 민병헌. 민병헌은 양훈의 6구째를 힘차게 공략했고, 빗맞은 타구가 바운드가 되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따라붙었다. 2루 주자 허경민이 세이프가 되고, 민병헌이 아웃되면서 더블플레이도 면했다.
오재원이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하지만 바뀐 투수 손승락을 상대로 김현수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후속 양의지가 볼넷을 골라 기회를 이었다. 하지만 앞선 1회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던 오재원이 7구 끝에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합의판정으로 삼진 판정을 파울로 바꿔 이어간 기회를 무산시켜 더욱 아쉬움이 있었다.
7회 힘을 냈다. 홍성흔이 접전 끝에 만들어낸 볼넷에 이은 희생번트, 폭투를 묶어 기회를 자밨다. 이어 정수빈의 천금같은 적시 1타점 2루타로 2-2를 만들었다. 하지만 허경민이 바뀐 투수 한현희에게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결국 이것에 발목을 잡혔다. 8회 초 앤서니 스와잭과 함덕주가 1사 이후 고종욱과 이택근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데 이어 박병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 결승점을 내줬다.
두산은 이어진 8회 말 김현수와 오재원의 연속 안타로 만든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해 이대로 무릎을 꿇는 듯 했다.
그러나 9회 한 번 더 기회를 잡았고 동점에 성공했다. 1사 후 넥센 조상우의 몸에 맞는 볼과 볼넷 2개를 묶어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또 한 번 추가득점에 실패하는 듯 했지만 김현수가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다. 양의지의 삼진으로 길어진 승부.
연장 10회 1사 후 최주환의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 대타로 타석에 선 박건우가 경기에 종지부를 찍는 우중간 1타점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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