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 `나는 새` 떨어뜨렸다
입력 2015-10-08 17:00 

중국에서 시진핑 정부 들어 처음으로 현직 성장이 비리로 낙마했다. 중국 공산당의 사정, 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7일(현지시간) 쑤수린 푸젠성 성장이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2012년 말) 이후 현직 성장이 비리로 낙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생으로 ‘류링허우(1960년 이후 출생) 세대인 쑤수린 성장은 초고속 승진과 발탁을 거듭하며 차세대 지도자군으로 꼽히던 인물이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38세에 거대 기업인 CNPC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거듭해 40대에 중국 양대 석유기업중 하나인 중국석유화학공업그룹(SINOPEC)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꿰찼다. 지난 2011년 푸젠성으로 자리를 옮겨 4년째 성장으로 재직해왔다.
기율위는 그의 구체적인 비리 혐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석유 분야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비리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CNPC에서 승진을 거듭할 때 그는 올해 비리 혐의로 낙마한 랴오용위안 CNPC 사장과 함께 양대 세력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비리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의 연관성도 주목된다. 그는 저우융캉이 이끌던 시노펙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인해 ‘범석유방으로 분류된다.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뒤 중국 정경유착의 상징과 같던 석유방은 잇따라 철퇴를 맞았다. 특히 시노펙은 쑤수린을 비롯해 천통하이, 왕텐푸 등 3명의 전직 CEO가 모두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는 기록을 세웠다.
쑤수린이 낙마하면서 시진핑 정부 들어 비리혐의로 체포된 정부급(한국의 장관급) 고위직은 10명으로 늘었다. 지난 7월에는 저우번순 허베이성 서기가 현직 당서기로는 처음 체포되는 등 현직 고위인사들의 낙마가 잇따르고 있다. 세간의 예측과 다르게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첫 임기의 반환점을 돈 하반기에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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