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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경질에 ‘초보’ 선임한 롯데…시행착오의 모험수인가
입력 2015-10-08 15:39 
롯데 자이언츠가 이종운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고 새 사령탑에 조원우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이종운(49) 초보 감독은 1년 만에 경질됐다.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또 다시 초짜 감독은 의외다. 롯데는 심지어 5살이나 더 젊은 조원우(44) SK 와이번스 수서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롯데는 8일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SK 수석코치를 제1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7억원에 계약했다. 파격적인 감독 선임 발표다.
이로써 이종운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롯데는 지난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 이 감독을 야심차게 영입했다. 당시 이 감독은 프로 지도자 경험이 적었다. 경남고 감독으로 10년 넘게 지도를 하다가 지난해 후반기 롯데 2군 코치로 프로에 몸을 담았다. 이후 시즌 종료와 함께 1군 감독으로 승격됐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내홍을 겪던 선수단의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일단 성공은 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다시 이 감독의 지도력은 도마 위에 올랐다. 선수단 운용에 있어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 의욕만 앞선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였다. 롯데는 정규시즌 8위로 추락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도중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던 이 감독은 결국 시즌 종료 직후 경질 수순을 밟았다.
롯데의 새 사령탑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하마평도 끊이지 않았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의 내정설까지 있었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또 초보 신임 감독이었다.
조원우 신임 감독은 일단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부산 출신이다.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적은 없다. 1994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2008년 한화 이글스에서 은퇴했다. 프로 15년간 통산 1368경기 출전해 타율 2할8푼2리 68홈런 443타점 123도루를 기록했다.

은퇴 직후 2009년부터 지도자 길로 접어들었다. 한화·롯데·두산·SK를 거치며 코치로 경험을 쌓았다. 2011년에는 롯데 외야수비 코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SK에서 시즌 도중 수석코치로 승격되기도 했다.
롯데가 조 감독을 선임한 배경은 코치 경험에 따른 리더십에 대한 기대다. 롯데 구단은 조원우 신임 감독이 과거 롯데에서의 코치 생활을 비롯해 다양한 코치 경험을 통해 지도력은 물론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을 보였다. 또 일체감이 부족한 현재 팀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선수단이 목표의식을 갖게 하는 리더십을 가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의 코치로서 지도력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롯데 시절 외야 수비의 기틀을 마련했고, 올 시즌 SK에서는 작전 및 주루 코치를 담당하다가 8월 코칭스태프 개편에 따라 수석코치로 승격됐다. SK가 시즌 막판 5위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코치로서의 역할일 뿐이다. 감독은 처음이다. 이미 한 차례 초보 감독으로 시행착오를 겪은 롯데가 또 초보 감독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인사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다만 조 감독은 롯데 특유의 분위기를 이끌 적임자라는 기대치는 있다. 선수 시절 근성 넘치는 플레이로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탄탄한 외야 수비로 ‘수비의 달인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시들해진 롯데 야구의 근성을 되살릴 수 있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도 롯데 선수단 내에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있다. 팀을 우선 생각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팀워크를 회생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열성적인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는 경기, 근성 있는 경기를 꼭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가 두 번째 선택한 초보 감독의 모험수. 이번엔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을까. 롯데 팬들은 당장 2016시즌을 기대할 뿐, 실패의 반복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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