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강성 좌파 제러미 코빈 노동당 신임 당수를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캐머런 총리는 7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코빈 대표를 겨냥해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에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연민하는, 영국을 증오하는 이데올로기를 가하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평상시와 달리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해가며 코빈 대표를 비난한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례적으로 빈곤과 불평등 해결 등을 강조하며 코빈 대표의 정책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노동당 아이디어는 빈곤한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다치게 한다”며 노동당은 경제에 관해 실용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올바른 주장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빈 당수의 지지 기반인 20~30대층을 겨냥한 ‘생애 첫 주택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코빈 당수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에 불만을 가진 노동당 지지자들을 이번 기회에 보수당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보수당은 최근 국가사회기반시설위원회(NIC) 출범을 발표하며 과거 노동당 정부 시절 핵심 정책브레인으로 활약했던 앤드류 아도니스 경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보수당 2기 출범 6개월째를 맞아 ‘더 위대한 영국 건설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임기 대부분의 시간을 빈곤과의 전쟁에 할애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일찌감치 오는 2020년 총선을 이끌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임기를 끝으로 총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 왕실에 반대하는 코빈 당수는 여왕 앞에서 무릎을 굽히고 충성 선서하는 것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빈은 선약이 있다는 이유로 8일 열릴 추밀원 위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밀원은 영국 여왕에게 정치적 자문을 하는 고위 정치인의 전통적 모임이다.
그가 추밀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여왕 앞에서 선서를 거부하는 첫 번째 야당 당수가 된다.
추밀원 한 위원은 이것은 매우 모욕적이고 어른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며 여왕을 무시한 행위에 경악한다”고 말했다.
코빈 당수는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기념행사에서 영국 국가 제창을 거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