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자궁암 수술을 받은 A씨는 이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작년 12월 퇴원했지만 암이 재발하면서 올해 2월 입원해 재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재입원비를 보상받지 못했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의 약관에 최초 입원일부터 1년이 지난 시점부터 90일 동안은 보장제외기간에 해당된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실손보험의 보장한도가 남아있다면 재입원시에도 기간에 상관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게된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의 실손보험 개선안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기존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입원 치료를 받을 때 최초 입원일부터 1년이 지나면 90일 동안은 보장되지 않았다. 보상제외기간 90일을 두고 이 기간이 지나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고의적인 장기입원자 등 도덕적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장제외기간을 뒀던 셈이다.
하지만 입원비 보장한도와 관계없이 90일간 보장을 제외하다보니 가입자 가운데 암이나 디스크 등 입원 후 재수술이 필요한 질병·상해는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입원비 보장한도가 남아있으면 가입자가 재입원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사의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예를들어 가입자가 입원비 보장금액이 5000만원인 상품에 가입했다면 입원기간이 1년을 넘더라도 입원비가 5000만원에 달할 때까지는 전 기간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보험사가 약관을 개정해 내놓은 신규 실손보험 상품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기존 실손보험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때문에 기존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만기에 이를 해지하고 재입원비 보상을 넓힌 신규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한편 금감원은 내년부터 눈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의 경우 수술범위에 레이저 수술을 포함하도록 보험사에 권고했다. 기존에는 눈 질환 레이저 수술을 받으면 보험보장을 받을 수 없었다.
원희정 금감원 보험상품감독국 팀장은 기존 실손보험의 다른 보상내역이 더 많을 수 있으므로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한다”며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도 바뀐 약관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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