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에서 5일 열린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5·16에 대한 후보자의 답변 태도와 내용이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서도 회의가 일단 진행됐으나 1시간40분간 이 후보자가 동일한 답변만 반복하자,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질의가 한바퀴를 돌지 못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위원장 직권으로 정회를 선언하고 회의를 중단했다.
첫 질의에 나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석사 논문에서 5·16을 군사혁명이라 표현한 것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이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여기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문 의원은 합참의장이 돼서 군을 통솔할 분인데 그게 어떻게 개인적인 견해인가. 군의 정치개입이 혁명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으면 어떻게 군의 통솔을 맡기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에 대해 이해를 잘 하고 계시죠. 대한민국 정부가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갖고 있는 공식 입장을 알고 있나. 그 공식입장을 본인 입장으로 갖고 있으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후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합참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는 명확한 소신을 갖고 있다”, 좀더 깊이 연구해보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5·16에 대해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공인이 되면 여러가지 평가 중 우선순위는 국가기관이 내린 평가가 기준이어야 하지 않냐”고 묻자, 유념하겠다”라고 답해 여야 의원들의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또 윤후덕 새정치연합 의원이 군부의 정치개입 선례에 대해 묻자 정치에 개입한 건 좋은 선례라 할 수 없다”고 인정했지만, 다시 ‘5·16을 군사정변이라 교과서에서 표현했고 저는 그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답변은 맞는 답변인가”라고 묻자, 장관의 견해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결국 야당에선 그렇게 이야기하면 후보자 인준에 동의할 수 없다”, 청문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왔고, 정두언 국방위원장이 오전 11시40분께 위원장 직권으로 오전 회의를 마친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야당 국방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확한 답변없이는 청문회를 재개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DMZ 목함지뢰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지난 8월 9일 제2작전사령관으로 재임하면서도 골프를 친 것과 관련, 상황 전파는 없었다고 해도 지휘관이 골프를 친 것은 사려깊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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