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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붕괴’ 텍사스, 우승 문턱에서 충격의 역전패
입력 2015-10-04 06:14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2011년 월드시리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텍사스는 4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10-11로 졌다. 로스 올렌도프가 패전투수, 조조 레이예스가 승리투수, 조 스미스가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 SK와이번스에서 뛰었던 레이예스는 이날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1개의 공으로 아웃을 잡고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누렸다.
이날 승리하면 지구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텍사스는 9회까지 10-6으로 앞서며 우승 세리머니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마무리 숀 톨레슨이 등장 음악과 함께 마운드에 오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는 현실인 듯 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톨레슨이 에릭 아이바, 콜 칼훈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물러났고, 바뀐 투수 로스 올렌도프가 2사 2루에서 안타 4개를 연달아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3만 7271명의 관중이 들썩이던 글로브라이프파크는 순식간에 침묵에 휩싸였다.
텍사스는 이날 패배로 87승 74패에 머물며 지구 우승 확정을 시즌 마지막 날로 미루게 됐다. 같은 날 경기를 치르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패하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이날 패하면 포스트시즌 탈락 트래직 넘버가 1로 줄어들었던 에인절스는 극적인 승리로 85승 76패를 기록, 와일드카드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경기는 팽팽했다. 양 팀 선발은 4회까지 1점만 허용하며 호투했지만, 나란히 5회 무너졌다. 텍사스 선발 콜비 루이스(4+이닝 6피안타 4탈삼진 5실점)가 먼저 무너졌다. 네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기록한 후 무사 1, 3루에서 강판됐다. 이어 등판한 샘 프리먼이 콜 칼훈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다음 투수 치치 곤잘레스가 폭투와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추가로 2실점, 1-5가 됐다.

에인절스 선발 헥터 산티아고(4+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5실점 3자책)도 5회를 넘기지 못했다. 볼넷과 도루,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한 그는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실점이 늘어났다. 무사 1루 로빈슨 치리노스의 3루 땅볼 때 3루수 데이빗 프리즈의 2루 송구,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추신수의 2루 땅볼 때 유격수 에릭 아이바의 포구가 아쉬웠다. 결국 무사 만루에서 아드리안 벨트레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했던 두 팀은 이후에도 접전을 벌였다. 에인절스는 2사 1루에서 조니 지아보텔라의 좌중간 2루타로 한 점을 도망갔다.
그러나 텍사스가 바로 3득점하며 다시 승부가 뒤집혔다. 역전의 주인공은 추신수였다. 1사 만루에서 세자르 라모스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 이어 아드리안 벨트레가 중전 안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텍사스는 7회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오랜 만에 모습을 드러낸 키오네 켈라가 데이빗 머피를 투수 앞 땅볼로 잡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바로 이어진 7회 해밀턴과 오도어가 맷 레이토스를 상대로 우측 담장 넘기는 솔로 홈런을 연달아 터트리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텍사스의 승리는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9월 내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던 불펜이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축제 현장은 비극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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