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KBO리그 새 역사를 활짝 연 에릭 테임즈(29, NC)와 박병호(29, 넥센) 중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더 어울리는 선수는 누구일까. 기록 가치를 어느 관점에 우선하느냐, 중요도와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현장의 반응도 엇갈렸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양자 구도다. 바로 테임즈와 박병호가 펼치는 선의의 MVP 경쟁이다. 이 둘은 나란히 KBO리그의 새 기록을 작성, 스스로 ‘최고의 별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증명했다.
▲새 역사 우뚝 선 그들
테임즈는 2일 인천 SK전서 시즌 40호 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47호 홈런을 때려낸 테임즈는 이로써 KBO리그 역대 첫 40(홈런)-40(도루)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100년 이상이 넘는 유구한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4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특히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단 한 명도 기록하지 못한 희소한 기록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2일 목동 롯데전서 자신의 개인 종전 최다 홈런을 1개 뛰어넘은 시즌 53호 홈런을 때렸다. 동시에 143타점을 기록 중이던 박병호는 3타점을 추가하면서 시즌 146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종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인 2003년 이승엽(삼성)의 기록(144타점)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
▲ 리그 최정상급 활약
역대 기록들을 뛰어넘은 동시에 올 시즌 활약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고르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먼저 테임즈는 타율 3할8푼1리(1위) 178안타(4위) 130득점(1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출루율 4할9푼8리(1위) 장타율 7할9푼2리(1위) OPS 1.290(1위) 총루타 370개(2위)를 기록, 타격 대부분 지표서 3위 이내 순위를 지키고 있다. 최다 안타만 근소한 4위. 1위 기록만 무려 5개나 된다.
박병호 역시 타율 3할4푼5리(5위) 181안타(3위) 129득점(2위) 53홈런(1위) 146타점(1위) 출루율 4할3푼8리(4위) 장타율 7할1푼8리(2위) OPS 1.156(2위) 총루타 377개(1위)로 타율과 출루율을 제외한 타격 대부분 지표서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1위 기록은 3개다.
비율 지표에서는 테임즈가 앞서고 누적 기록은 팽팽한 가운데 박병호가 근소하게 앞서는 모양새다. 테임즈는 가장 상징적인 비율 지표서 OPS 1.290이라는 ‘사기급 활약을 했다. 박병호는 슬러거를 상징하는 전통의 기록인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라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3푼6리 차이가 나는 타율 외에는 두 선수간에 차이가 큰 기록이 그리 많지 않다. 도루 부문에서 테임즈가 40도루, 박병호가 10도루로 격차가 꽤 큰 것이 그 중 하나. 득점권 타율에서는 반대로 박병호가 3할7푼5리(4위), 테임즈가 3할1푼3리(21위)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정도가 2번쨰다. 이외에 테임즈가 103개(2위)의 볼넷을 얻고 있고 박병호가 78개(7위)의 볼넷을 얻은 것이 가장 큰 격차가 나는 기록이다.
▲ 상징성? 기여도?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가
상징적인 기록에서는 테임즈가 올 시즌 사이클링히트를 2차례 달성한 것도 더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요소다. 박병호는 2시즌 연속 50홈런 이상, 4년 연속 홈런왕 등의 홈런 관련 기록들에서 쉽게 깨질 수 없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처럼 성적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보니 어떤 관점에서 테임즈와 박병호의 올 시즌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MVP에 대한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양 팀 수장들은 말을 아꼈지만 온도 차는 미묘하게 갈렸다. 김경문 NC 감독은 보다 신중한 쪽이었다. 1일 김 감독은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달성되는 대기록이 아닌가”라며 기록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40-40이 대기록이긴 하지만 내가 MVP에 대해 이야기할 건 아니다. 기자단이 공정하게 투표해주길 바란다. 대기록도 중요하지만 팀도 중요하다. 감독입장에선 팀을 더 챙겨야 된다”고 했다. 테임즈의 개인 수상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는 입장이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 쪽에 무게를 실었다. 염 감독은 물론 김경문 감독께서는 테임즈에게 손을 들어줄 것이고 나는 박병호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입장을 먼저 전제했다. 그러면서 40홈런 40도루도 대기록이고 타점 기록을 경신한 것도 의미가 크다. 그렇지만 내 입장에서는 중심타자로서 개인 홈런 기록을 경신하며 리그 타점 신기록 까지 세워 팀에 공헌한 기여도가 높은 박병호 쪽 손을 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요컨대 홈런과 타점이라는 전통의 지표서 기록을 세우며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박병호가 더 MVP에 어울린다는 견해다.
최원호 SBS 야구 해설위원은 각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기여도를 따져, 박병호 쪽에 손을 들어줬다. 최원호 위원은 박병호가 MVP라고 생각한다. 넥센은 공격 중심의 팀이다. 박병호가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과 한 시즌 리그 최다 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끈 점을 높게 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테임즈의 40홈런 40도루도 매우 훌륭한 기록이다. 하지만 NC는 공격보다는 마운드 중심의 팀”이라며 NC의 올 시즌 선전에 마운드의 기여도가 더 컸다고 봤다. 각 팀의 팀컬러를 대변하면서 기여한 공헌도 측면에서 박병호의 비중이 더 컸다는 평가다.
현장에서 느끼는 선수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 선수는 만약 테임즈가 40홈런 40도루에 성공한다면(달성 이전 인터뷰) 이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그야말로 호타준족의 상징과 같은 것인데 최초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테임즈 쪽에 손을 들어줬다. 반면 다른 모 선수는 박병호가 아니면 또 누가 50홈런 넘게 때리면서 150타점 가까이를 올릴 수 있을까 싶다. 타점 기록마저 경신한다면 이것 역시 역사에 남을 기록”이라며 40홈런 40도루도 달성하기가 매우 힘들긴 하겠지만 나는 50홈런에 추가로 타점 기록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어떤 시즌 보다 MVP 평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현장의 많은 야구인들이 공감했다. 그런 가운데 넥센, NC가 아닌 제 3구단의 모 야구관계자는 흥미 있는 의견을 펼쳤다.
이 관계자는 누가 받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훌륭한 시즌을 보내지 않았나. 이 문제가 왜 ‘누가 받으면 옳고, 누가 받으면 그르다의 가치판단으로 여겨지는지 모르겠다”며 과거 외국인 선수들이 훌륭한 성적을 내고 MVP를 못 받은 경우나 골든글러브 수상자에서 이견이 있었던 사례가 있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지만 이건 역대급 성적을 낸 타자와 타자간의 대결이라는 엄연히 다른 2015년의 케이스다. 누가 수상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며 사뭇 뜨거운 현 여론과는 조금 온도차가 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 테임즈 VS 박병호? 상대가 더 훌륭하다”
테임즈와 박병호는 서로 상대방을 추켜세우기 바빴다. 박병호는 테임즈의 40-40이 더 대단한 것 같다. 테임즈가 MVP가 되는게 더 맞는 것 같다”며 대놓고(?) 테임즈를 지지했다.
테임즈 역시 나는 첫 경기부터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박병호는 더 좋은 사람이고 선수다. MVP에 대한 결정을 내가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박병호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며 MVP 수상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one@maekyung.com]
이견의 여지가 없는 양자 구도다. 바로 테임즈와 박병호가 펼치는 선의의 MVP 경쟁이다. 이 둘은 나란히 KBO리그의 새 기록을 작성, 스스로 ‘최고의 별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증명했다.
▲새 역사 우뚝 선 그들
테임즈는 2일 인천 SK전서 시즌 40호 도루를 기록했다. 이날 47호 홈런을 때려낸 테임즈는 이로써 KBO리그 역대 첫 40(홈런)-40(도루)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100년 이상이 넘는 유구한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4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특히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단 한 명도 기록하지 못한 희소한 기록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2일 목동 롯데전서 자신의 개인 종전 최다 홈런을 1개 뛰어넘은 시즌 53호 홈런을 때렸다. 동시에 143타점을 기록 중이던 박병호는 3타점을 추가하면서 시즌 146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종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인 2003년 이승엽(삼성)의 기록(144타점)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
▲ 리그 최정상급 활약
역대 기록들을 뛰어넘은 동시에 올 시즌 활약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고르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먼저 테임즈는 타율 3할8푼1리(1위) 178안타(4위) 130득점(1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출루율 4할9푼8리(1위) 장타율 7할9푼2리(1위) OPS 1.290(1위) 총루타 370개(2위)를 기록, 타격 대부분 지표서 3위 이내 순위를 지키고 있다. 최다 안타만 근소한 4위. 1위 기록만 무려 5개나 된다.
박병호 역시 타율 3할4푼5리(5위) 181안타(3위) 129득점(2위) 53홈런(1위) 146타점(1위) 출루율 4할3푼8리(4위) 장타율 7할1푼8리(2위) OPS 1.156(2위) 총루타 377개(1위)로 타율과 출루율을 제외한 타격 대부분 지표서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1위 기록은 3개다.
비율 지표에서는 테임즈가 앞서고 누적 기록은 팽팽한 가운데 박병호가 근소하게 앞서는 모양새다. 테임즈는 가장 상징적인 비율 지표서 OPS 1.290이라는 ‘사기급 활약을 했다. 박병호는 슬러거를 상징하는 전통의 기록인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라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3푼6리 차이가 나는 타율 외에는 두 선수간에 차이가 큰 기록이 그리 많지 않다. 도루 부문에서 테임즈가 40도루, 박병호가 10도루로 격차가 꽤 큰 것이 그 중 하나. 득점권 타율에서는 반대로 박병호가 3할7푼5리(4위), 테임즈가 3할1푼3리(21위)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정도가 2번쨰다. 이외에 테임즈가 103개(2위)의 볼넷을 얻고 있고 박병호가 78개(7위)의 볼넷을 얻은 것이 가장 큰 격차가 나는 기록이다.
▲ 상징성? 기여도?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가
상징적인 기록에서는 테임즈가 올 시즌 사이클링히트를 2차례 달성한 것도 더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요소다. 박병호는 2시즌 연속 50홈런 이상, 4년 연속 홈런왕 등의 홈런 관련 기록들에서 쉽게 깨질 수 없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처럼 성적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보니 어떤 관점에서 테임즈와 박병호의 올 시즌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MVP에 대한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양 팀 수장들은 말을 아꼈지만 온도 차는 미묘하게 갈렸다. 김경문 NC 감독은 보다 신중한 쪽이었다. 1일 김 감독은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달성되는 대기록이 아닌가”라며 기록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40-40이 대기록이긴 하지만 내가 MVP에 대해 이야기할 건 아니다. 기자단이 공정하게 투표해주길 바란다. 대기록도 중요하지만 팀도 중요하다. 감독입장에선 팀을 더 챙겨야 된다”고 했다. 테임즈의 개인 수상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는 입장이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 쪽에 무게를 실었다. 염 감독은 물론 김경문 감독께서는 테임즈에게 손을 들어줄 것이고 나는 박병호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입장을 먼저 전제했다. 그러면서 40홈런 40도루도 대기록이고 타점 기록을 경신한 것도 의미가 크다. 그렇지만 내 입장에서는 중심타자로서 개인 홈런 기록을 경신하며 리그 타점 신기록 까지 세워 팀에 공헌한 기여도가 높은 박병호 쪽 손을 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요컨대 홈런과 타점이라는 전통의 지표서 기록을 세우며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박병호가 더 MVP에 어울린다는 견해다.
최원호 SBS 야구 해설위원은 각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기여도를 따져, 박병호 쪽에 손을 들어줬다. 최원호 위원은 박병호가 MVP라고 생각한다. 넥센은 공격 중심의 팀이다. 박병호가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과 한 시즌 리그 최다 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끈 점을 높게 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테임즈의 40홈런 40도루도 매우 훌륭한 기록이다. 하지만 NC는 공격보다는 마운드 중심의 팀”이라며 NC의 올 시즌 선전에 마운드의 기여도가 더 컸다고 봤다. 각 팀의 팀컬러를 대변하면서 기여한 공헌도 측면에서 박병호의 비중이 더 컸다는 평가다.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수차례 드러낸 두 사람. 이들의 조심스럽고 겸손한 태도를 보노라면 일부 팬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일방적 깎아내리기와 의도적 폄훼는 어리석은 일로 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 엇갈리는 현장 평가, 우열 가리기 어렵다현장에서 느끼는 선수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 선수는 만약 테임즈가 40홈런 40도루에 성공한다면(달성 이전 인터뷰) 이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그야말로 호타준족의 상징과 같은 것인데 최초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테임즈 쪽에 손을 들어줬다. 반면 다른 모 선수는 박병호가 아니면 또 누가 50홈런 넘게 때리면서 150타점 가까이를 올릴 수 있을까 싶다. 타점 기록마저 경신한다면 이것 역시 역사에 남을 기록”이라며 40홈런 40도루도 달성하기가 매우 힘들긴 하겠지만 나는 50홈런에 추가로 타점 기록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어떤 시즌 보다 MVP 평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현장의 많은 야구인들이 공감했다. 그런 가운데 넥센, NC가 아닌 제 3구단의 모 야구관계자는 흥미 있는 의견을 펼쳤다.
이 관계자는 누가 받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훌륭한 시즌을 보내지 않았나. 이 문제가 왜 ‘누가 받으면 옳고, 누가 받으면 그르다의 가치판단으로 여겨지는지 모르겠다”며 과거 외국인 선수들이 훌륭한 성적을 내고 MVP를 못 받은 경우나 골든글러브 수상자에서 이견이 있었던 사례가 있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지만 이건 역대급 성적을 낸 타자와 타자간의 대결이라는 엄연히 다른 2015년의 케이스다. 누가 수상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며 사뭇 뜨거운 현 여론과는 조금 온도차가 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 테임즈 VS 박병호? 상대가 더 훌륭하다”
테임즈와 박병호는 서로 상대방을 추켜세우기 바빴다. 박병호는 테임즈의 40-40이 더 대단한 것 같다. 테임즈가 MVP가 되는게 더 맞는 것 같다”며 대놓고(?) 테임즈를 지지했다.
테임즈 역시 나는 첫 경기부터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박병호는 더 좋은 사람이고 선수다. MVP에 대한 결정을 내가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박병호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며 MVP 수상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