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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 솔솔 부는 가을바람 “끝까지 해보겠다”
입력 2015-10-02 22:20 
2일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전에서 결승타를 친 이성우(왼쪽)와 승리투수가 된 윤석민(오른쪽)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기적이 일어나는 것일까. KIA는 운명의 5연전, 첫 판에서 두 팔을 들어올렸다. 두산을 이기면서 NC에 패한 SK를 0.5경기 차로 따라잡았다.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5위를 넘볼 수 있게 됐다.
KIA에게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양현종과 니퍼트의 에이스 대결은 예상대로 팽팽했다. 좀처럼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두산 타자들은 안타를 치지 못했고, KIA 타자들은 삼진만 계속 당했다.
KIA의 핸디캡은 양현종의 조기 강판. 어깨 상태가 완전치 않았던 양현종은 5회를 끝으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 가운데 기선을 제압한 건 KIA였다. 6회 맞이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사 1,3루에 타석에 등장한 건 나지완. 이날 팀의 첫 안타와 첫 멀티 출루를 기록한 나지완은 적시타까지 치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니퍼트의 몰린 체인지업을 때려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3루 주자 김주찬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KIA에게 불운이라면 공이 왼쪽 외야 펜스 밑으로 들어갔다는 것. 깊숙한 타구라 1루 주자 필까지 홈으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2루타로 판정되면서 2타점이 아닌 1타점이 됐다. 1사 2,3루의 기회는 계속됐지만 후속타자는 삼진과 내야땅볼.
살얼음판 리드. 1점 차는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KIA는 8회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했다. 7회를 탈삼진 2개로 삼자범퇴 처리한 심동섭이 흔들렸다. 볼넷과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 장타 한 방이면 역전이 될 수 있는 가운데 KIA는 최후의 보루인 윤석민을 조기 투입했다.
윤석민은 첫 타자인 김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희생타. 스코어는 1-1. 흐름이 묘하게 꼬이는 듯 했다. 하지만 윤석민이 그 흐름을 두산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공 8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위기를 탈출했다. 특히, 2사 2루에서 대타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두 번 당하진 않았다.
윤석민이 버티면서 KIA는 마지막 안간힘을 낼 수 있었다. 8회 1사 만루에서 이성우가 희생타로 결승 타점을 올린 것. 나지완을 거르고 이성우와 승부를 택한 두산의 전략은 실패했다.

윤석민의 두 번째 1점 차 지키기. 이번에는 완벽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공 10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가볍게 잡았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8회와 마찬가지로 삼진이었다. KIA의 2-1 승리.
시즌 2승째를 거둔 윤석민은 처음에는 무조건 실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동점이 돼도 타자들이 충분히 점수를 낼 것이라 믿었기에, 1루 주자만 막는다는 전략으로 전력 투구를 한 게 주효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승리로 KIA는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남은 4경기에서 3승만 거둬도 자력으로 5위를 차지하게 된다. 솔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KIA는 포기하지 않았다. 윤석민도 뒷문을 단단히 잠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석민은 최근 소화 이닝이 많아 조금 힘들지만 4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끝까지 해보겠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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