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냉전시대 기록조차 없는 ‘여의도 비밀벙커’ 세상밖으로
입력 2015-10-01 13:42 

1970년대 중반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추정되는 서울 여의도 비밀 지하벙커가 40여년만에 공개된다.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승강장 옆에 있는 이 벙커는 시 당국이 2005년 환승센터 건립 공사를 하던 중 처음 발견했다.
서울시는 비공개 됐던 여의도 지하벙커를 1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주말 동안 개방해 사전에 선정된 시민들을 대상으로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며 내년 10월부터는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는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날 시 당국은 벙커를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 옆에 난 가파른 계단을 따라 벙커로 내려가니 화장실과 소파, 샤워장을 갖춘 66㎡ 편의 시설이 나온다. 왼편에는 기계실과 화장실, 2개의 폐쇄된 출입문 등이 있는 595㎡ 규모 널찍한 공간이 나있다.

현재 이 벙커에 대한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서울시 항공사진 조사 결과 1976년 11월 벙커지역을 찍은 사진에는 공사 흔적이 없지만 이듬해 11월 사진에 벙커 출입구가 발견됐다. 이에 시 당국은 1977년을 전후해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벙커 위치가 국군의 날 사열식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해 1977년 국군의 날 행사에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벙커 발견 후 버스 환승객 편의시설 설치 등을 검토했지만 수익성 문제 등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폐쇄된 상태로 남아있었다. 시 당국은 벙커 관련 자료가 전무한 만큼 홈페이지(safe.seoul.go.kr)에서 시민 제보 등을 받은 뒤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냉·난방시설, 소방설비 등을 갖춰 2016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있는 공간이지만 장기간 사용되지 않고 잊힌 공간”이라며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면서 지역 여건을 고려해 시민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박대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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