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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의 집중력, 5강행 희망 살린 ‘97구’
입력 2015-09-29 17:39  | 수정 2015-09-29 17:45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KIA 선발 임준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임준혁(31)이 놀라운 집중력으로 버텼다. 가장 중요할 때 선발로서 역할을 해낸 ‘97구였다.
임준혁은 최근 부진을 거듭했다. 지난달 19일 SK 와이번스전에서 8승을 거둔 이후 6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하고 4연패를 당했다. 지난 2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져 대패의 원인이 됐다.
임준혁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유독 약했다. 3경기에 등판해 10⅓이닝 동안 11실점을 하며 승리 없이 1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9.58. 임준혁으로서는 껄끄러운 상대가 바로 롯데였다.
KIA는 5위 SK 와이번스와 2경기차로 벌어진 8위. 5강행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1패를 용납할 수 없었다.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 선발 등판한 임준혁은 6⅓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4회 대량 4실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5이닝은 눈부신 피칭이었다.
임준혁은 경기 초반 타선의 지원과 상대 실책을 엮어 4점 지원을 받으며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1안타만 내준 채 9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하지만 4회 불길한 기운이 돌았다. KIA는 확실하게 도망갈 수 있는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이범호가 바뀐 투수 심수창에게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놓쳤다.
4회말 임준혁도 갑자기 흔들렸다. 2사 후 짐 아두치와 최준석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 결국 임준혁은 안중열의 적시 2루타에 이어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 오승택의 적시 2루타 등 연속 3안타를 얻어맞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임준혁은 5회말 1사 1루서 정훈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은 뒤 6회말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집중력으로 KIA 타선의 불씨를 살렸다. KIA는 6회말 이범호가 심수창 상대 결정적인 적시 2루타로 4회의 아쉬움을 스스로 씻어내 5-4로 다시 앞섰다.
임준혁이 버틴 KIA 마운드의 승리는 마무리 투수 윤석민이 지켰다. 윤석민은 7회말 2사 1, 2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임준혁은 7경기 만에 시즌 9승을 수확하는 달콤한 결과도 맛 봤다.
KIA는 이날 승리를 거둔 5위 SK 와이번스와의 2경기 승차를 좁히진 못했으나 5강 희망을 잇는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순위도 롯데를 8위로 밀어내고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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