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분기 실적 악화에 베팅…호텔·레저 공매도 급증
입력 2015-09-29 17:11  | 수정 2015-09-29 18:40
2개월째 호텔·레저 업종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저조한 3분기 실적이 예상되자 미리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전체 거래금액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호텔·레저였다. 지난 8월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호텔·레저 업종의 거래대금은 총 4조3634억원이었는데 이 중 공매도 거래대금은 6254억원이었다. 공매도 비중이 무려 14.3%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르스가 지난 6월 종식됐지만 여행자들이 보통 관광 패키지 상품을 3개월 전에 예약하기 때문에 호텔·레저 업종의 경기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며 "부진한 3분기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 펀드매니저들이 경쟁적으로 공매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호텔신라의 공매도가 많았다. 지난 8월 1일부터 9월 23일까지 호텔신라 거래대금은 총 1조4349억원이었는데 이 중 공매도 금액이 3738억원으로 공매도 비중이 무려 26%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주가 하락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지난 7월 말 12만6000원이던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23일 11만5000원까지 8.7% 내려가는 데 그쳤다. 공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투자자들이 많았던 덕분이다. 이 기간에 국내 기관은 호텔신라 주식을 302억원 순매수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나온 후에는 그동안 경쟁적으로 공매를 했던 투자자들이 반대로 숏커버(빌려서 미리 팔았던 주식 물량을 다시 시장에서 매수해서 빌려준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9월 들어 호텔신라 다음으로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동원F&B다. 최근 가정간편식(HMR)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연초 29만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한때 60만3000원까지 100% 넘게 치솟았다.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이 지나치다는 투자자 인식이 늘어나면서 공매도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원F&B는 타 HMR 제조업체와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나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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