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딩 배운지 3개월 `강남엄마팀` 멋진 앱으로 우승 깃발 날렸다
입력 2015-09-29 14:52 

지난 19일 전국 대학생 512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학도 전공도 다른 이들은 밤새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해커톤을 진행했다. 130개가 넘는 아이디어 중 1등을 거머쥔 건 ‘강남엄마 팀이었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을 주도하는 ‘강남 엄마들의 입으로만 전해지던 좋은 학원 정보를 한 곳에 모아 플랫폼화시켰다. 놀라운 것은 이들 모두 프로그래밍(코딩)을 배운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이라는 점이다.
‘인구론(인문계의 90%가 논다)이라는 유행어가 등장할 정도로 인문계열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최근엔 이들이 IT산업에 진출하도록 돕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이 비컴퓨터공학 전공자에게 무료로 코딩을 가르치는 연합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이다. 동아리를 이끄는 이두희 멋쟁이 사자처럼 대표(32)는 낮에는 개발자로 일하면서 저녁에는 코딩강사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올해로 3년째인 멋쟁이 사자처럼은 지난 7월부터 전국 38개 대학 512명 학생을 대상으로 3개월간 코딩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을 마무리짓는 차원에서 해커톤을 열었는데, 여기서 우승을 거머쥔 게 바로 ‘강남엄마팀이다. 그밖에도 손쉽게 고소장을 작성하고 실제 고소를 위해 변호사와 연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임료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 ‘고소미닷컴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다수 나왔다.
이 대표의 재능기부는 대학원을 그만두면서 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서울대 인문계 학생 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발성 교육은 학생들의 계속되는 요청으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전부 거절했지만, 배우고 싶다는 학생들의 메일이 500통 넘게 쌓이는 걸 보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에 필요한 비용 때문에 자기 주머니까지 털었다. 이 대표는 코딩을 위한 서버 구축에만 2000만원이 넘게 들었다. 다들 저 한테 ‘제 정신이냐고 그랬다”고 말했다. 하지만 돈 받고 했으면 이렇게 보람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해는 여러 기업들이 도움을 줬다. 특히, 서버나 저장장소(스토리지) 등 코딩에 필요한 기본적 리소스를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에서 지원받았다. 아마존닷컴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AWS는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AWS 액티베이트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인문계생들이 코딩을 배우면 더 많은 사회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내다봤다. 컴공 전공자가 서버 반응 속도를 0.3초 빠르게 하는데 열광한다면, 인문계생들은 평소에 어려워하던 문제를 코딩으로 해결하는데 열광한다”면서 이들이 코딩을 배우면 더 많은 영역에서 파워풀한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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