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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김광수 카드…아군이 흔들었다
입력 2015-09-28 17:02  | 수정 2015-09-28 17:34
KIA 김광수가 893일만의 선발 등판에서 쓴 맛을 봤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KIA 선발 투수 김광수(34)의 893일만의 선발 등판은 허망하게 마무리됐다. 적에게 공격당한 것이 아니라 아군에게 흔들렸다.
김광수는 28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해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시즌 4패(4승)째를 기록했다.
구원 투수인 김광수의 선발 등판은 팀 상황 상 고육지책의 결정이었다. 조쉬 스틴슨의 부상 이탈과 기존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 겹친 데다 8연전에 따른 선발 자원의 부족이 생겼다. 김광수의 최근 선발 등판은 893일 전인 지난 2013년 4월 18일 NC전(2이닝 2실점)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김광수 카드에 대해 김광수의 구위가 좋았고 LG에 강했다. 길게 던질 수 있을지 장담은 못하지만 최대한 초반 실점을 안 주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뒤에 투수들이 계속 대기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1회에는 기대감이 충족되는 듯 싶었다. 김광수는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기면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회 곧바로 김 감독의 구상은 깨졌다. 김광수 스스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적군이 아닌 아군이 김광수를 흔들었다. 김광수는 0-0으로 맞선 2회 1사 후 서상우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았다. 오지환에게는 바운드가 큰 행운의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 안타로 불행의 씨앗이 됐다.
김광수는 양석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유강남에 우전 안타를 맞았다. 빠른 타구였기에 2루 주자 서상우가 들어오기는 무리일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우익수 신종길이 유강남의 타구를 잡으려다 미끄러져 공을 뒤로 빠트렸다. 치명적인 실수였다. 1루 주자 오지환까지 여유 있게 들어오면서 스코어는 2-0이 됐다.
KIA 신종길이 2회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사진=MK스포츠 DB
2사 2루로 위기 상황은 계속 됐다. 아군의 뜻하지 않은 자폭에 ‘임시 선발 김광수가 마음을 다잡기는 무리였다. 김광수는 박지규에게도 인정 2루타를 맞고 3실점 째를 허용했다. 이번에도 아군의 수비가 아쉬웠다. 좌익수 오준혁이 포구 위치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893일만의 선발 마운드는 거기까지였다. 김광수의 총 투구수는 33개로 스트라이크는 22개였다. 김광수는 심동섭에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심동섭은 이진영을 범타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신의 한수가 되길 바란 김광수 카드는 2회도 다 못 마친 채 집어넣어야 했다.
아군들의 실수는 계속 됐다. KIA는 0-5로 뒤진 5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2루수 고영우의 송구 실책 하나로 득점을 내줬다. 결국 계속된 1사 2,3루에서 양석환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수건을 던져야 했다.
KIA는 0-8로 뒤진 8회 3득점으로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 실수를 만회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실낱같은 5위 희망을 이어가기에는 아군의 실책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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