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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야구컨디셔닝] 강민호의 팔꿈치 부상 치레로 본 포수라는 직업
입력 2015-09-24 06:11 
포수는 포지션 특성상 팔꿈치 부상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롯데 강민호 역시 수차례 팔꿈치 부상을 겪어내고 있는 포수 중의 한명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지난 13일 부산 한화전에서 롯데 강민호(30)는 타격 중 우측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된 뒤 나흘을 쉬었다. 야구 선수에게 팔꿈치는 가장 잦은 부상 부위 중 한 곳이지만, 강민호와 같은 포수의 팔꿈치 부상은 다른 포지션 선수들의 팔꿈치 부상과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질 수 있다.
스카우트들이 눈여겨보는 포수의 능력은 포구, 송구, 타격, 파워, 달리기, 스피드 등이다. 팔꿈치 손상은 이 가운데 포수의 송구와 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관리가 몹시 중요하다. 포수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기 쉬운 원인으로는 우선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송구 동작의 특성이다. 쪼그려 앉아 공을 받아내는 포수는 송구 때 하체의 힘을 많이 이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송구 동작의 팔꿈치 의존도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훨씬 높다. 송구 중의 빠른 스텝과 좁은 보폭, 빠른 팔 동작 때문에 송구 밸런스가 조금만 깨져도 팔꿈치 부상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체력소모를 꼽을 수 있다. 9회 정규이닝을 뛴다고 가정할 때, 내야수와 외야수는 약 1,000칼로리, 포수는 약 1,100칼로리를 쓴다. 투수는 약 1,440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투수는 완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3~4명이 나누어 던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포지션은 포수가 될 때가 많다. 한 경기 동안 투수가 150구를 던진다고 하면 포수는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채 150번 앉았다 일어나야 한다. 반팔만 입고 경기에 나서도 더운 한여름에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면 마치 사우나에 앉아서 경기를 하는 느낌일 것이다. 경기 중 이렇게 과도하게 체력을 소모하면, 전신 반응과 민첩성, 순발력, 집중력 등이 떨어지면서 경기력도 함께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어쩌면 다른 포지션에 비해 포수 출신의 강타자가 나오기 힘든 원인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포수의 팔꿈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좋은 송구 밸런스와 유연성, 순발력, 파워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과도하게 소모되는 포수의 체력 회복을 돕기 위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주전 포수를 주 1회쯤 선발에서 빼주는 경우도 흔하다.
강민호 처럼 우투우타인 경우, 오른 팔꿈치가 아프면 타격에서 이상적인 인아웃 스윙이 힘들어 진다. 통증으로 우측 팔꿈치를 몸통 방향으로 넣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레이너로서의 경험상 야수의 팔꿈치 부상은 가벼운 경우, 먼저 투구 때 통증이 생긴다. 부상이 조금 더 진행되면 타격 동작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아웃인 스윙으로 변하면서 폼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강민호, 조인성(한화) 홍성흔(두산) 진갑용(삼성)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수들은 반복적인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팀 전력에서 빈번한 이탈을 겪었다. 포수 자원의 희소성과 포수 육성의 어려움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야구판에서 이제 포수의 부상 관리는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팀과 프런트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섬세한 관리로 포수들의 부상 이탈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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