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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이 불경과 찬송가를 동시에 들은 사연
입력 2015-09-23 17:40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서민교 기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연신 헛웃음을 지었다.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향수에 젖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렇게라도 웃으니 좋네요”라며 애써 마음을 달랬다.
답답한 마음 때문이다. KIA는 시즌 막판 총력전으로 치열한 5위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갑작스러운 줄부상에 김 감독도 웃음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베테랑 투수 최영필이 오른 팔목 미세 골절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이어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도 오른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시즌 막판 1군 복귀도 불투명하다. 설상가상 베테랑 내야수 김민우마저 오른 검지손가락 골절로 시즌을 접었다.
투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3명의 선수들의 부상은 모두 지난 22일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다. 이날 KIA는 LG에 5-15로 완패했다. 사실 또 다른 비하인드 악재도 있었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임준혁은 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임준혁은 첫 타자 상대 후 순간적으로 오른 팔에 이상 증세를 느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교체됐던 것. 김 감독은 올 시즌에는 참 경험하지 못한 별의 별 일이 다 생긴다”고 푸념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전 라디오를 켰다.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 김 감독은 오늘 아침에 불경을 듣고 찬송가도 들었다. 하늘의 힘을 빌렸으니 이제 답을 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며 껄껄 웃었다.
하늘도 김 감독의 마음을 알았을까. 이날 열릴 예정이던 LG-KIA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달콤한 휴식이다. 김 감독은 하늘이 비로 마음을 좀 풀어주려고 하나 보다”라며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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