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그 사람(에드워드 리)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 유가족들은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
패터슨은 친구에게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그가 진범이다”
16년만에 이태원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국내에 송환된 존 패터슨(36)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과거 이태원 살인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패터슨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하는 내용을 다룬 바 있어 주목받고 있다.
23일 오전 4시 2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패터슨은 16년 전과 변함없는 태도를 보였다. 오전 5시 9분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패터슨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에드워드 리가 살인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같은 사람, 나는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유가족들은 이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며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적”이라며 나는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는 말을 남기고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반면 지난 2009년 SBS에서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상반된 내용이 나온다. 패터슨이 친구에게 살인사실을 고백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당시 CID(미육군 범죄수사대) 수사과장은 이태원 살인사건 진범이 아더 패티슨이라고 강력 주장했다. 그는 첫째로 패터슨이 말한 것 때문이다. 패터슨은 친구에게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며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남성이 죽음을 당했던 방법이) 갱단이 이용하는 ‘매드도깅이란 공격법이다. 저에게는 굉장히 낯익다. 갱 단원들이 사용하는 공격 수법이다. 갑자기 상대를 난폭하게 습격해서 아주 짧은 시간 만에 제압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사건 발생 18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 1997년 4월 3일 서울 밤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당시 22살이던 대학생 조중필 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살해 당했지만, 진범으로 지목된 에드워드 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대법원에서 풀려났다. 패터슨도 재판을 받았지만 에드워드 리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갖고 있다가 버린 혐의(증거인멸 등)가 전부였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패터슨은 1998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고, 출국금지가 연장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도주했다.
이제 사람들의 이목은 패터슨의 혐의에 대해 재차 판단을 내릴 한국 법원에 쏠리고 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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