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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iew] ‘내 딸 금사월’, 아이들을 꼭 ‘사지’로 몰아야 했나
입력 2015-09-21 08:03 
사진=내딸금사월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이 초반부터 거센 스토리 전개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폭풍 전개 속 불편함은 있다. 너무나 어린 아이들이 자극적인 스토리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거다.

지난 20일 방송된 ‘내 딸, 금사월에서는 자신이 보육원 금 원장(김호진 분)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금사월(갈소원 분) 대신 오민호(박상원 분)의 딸이 되려는 금혜상(후의 오혜상, 이나윤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혜상은 금 원장으로부터 자신이 그의 친딸임을 알고 절규했다. 자신을 친딸로 생각하고 있는 오민호에 입양되기 직전 밝혀진 사실 때문에 혜상은 금 원장에게 차라리 고아가 낫다”고 울부짖었다. 자신보다 더 돋보이는 금사월에 입양 자리를 뺏길까봐 그에 고약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혜상의 악행은 위기에서 더욱 악랄해졌다. 강만후(손창민 분)가 부실 공사로 지은 바람에 혜상과 사월, 오월이가 함께 지내던 보육원은 무너졌고, 많은 아이들은 죽음을 맞았다. 살아남은 혜상은 강만후의 제안을 받아들여 ‘금 원장이 매일 술과 도박에 빠져 있었고, 그러느라 아이들을 제때 구하지 못했다는 거짓말을 했다. 이에 맞서는 금사월에는 저 아이가 금 원장의 친딸”이라고 말하며 모든 따가운 시선을 그에게 쏠리도록 했다.

이를 까맣게 모르는 오민호는 혜상을 자신의 집으로 입양했고, 혜상의 안전을 확인한 친엄마 신득예(전인화 분)는 마음 속으로 강만후에 대한 복수심을 계속 불지피웠다. 부실 공사를 어떻게든 넘어가려는 강만후와 이를 막아서는 오민호 사이에 분쟁이 일어난 그 사이 결국 많은 아이들의 죽음은 뒷전이 돼 버렸다.

시종일관 드라마는 빠른 전개와 ‘금수저를 향한 아이들의 욕망을 날것으로 비췄다. 이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내세운 카드들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고작 8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은 잔인한 죽음을 맞았고, 혜상은 어른도 하기 힘든 끔찍한 거짓말들을 했다.

오월이가 죽는 장면은 ‘홈드라마에서 그려지기에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극중 사월이와 혜상이의 가장 친한 친구인 오월이는 보육원이 무너지자 깊은 구덩이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사월이가 오월이를 돕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으나 오월이는 내 손을 그만 놓고 내 몫까지 살라”며 그 손을 놓는다. 8살 아이가 내뱉을 대사치고는 너무나 잔인했다.

사진=내딸금사월 방송 캡처


혜상이의 악행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는 보육원이 무너져 크게 다쳤는데도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금 원장을 보며 나는 아빠 같은 아빠가 있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윽박질렀다. 나중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전해달라는 금사월의 유전자 확인서를 보면서도 왜 금사월이냐. 절대 안 된다”며 절규했다.

친구들의 죽음 속에서도 혜상이는 오로지 자신의 입양 자리만을 욕망했다. 8살 아이가 보이기에는 지나치게 적나라한 욕망이었고, 이를 보는 시청자들도 불편함을 지우지 못했다. 눈앞에서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금 원장을 혜상이는 너무나 쉽게 잊었고, 오로지 금사월이 오민호의 친딸이라는 것을 숨기는 것에만 연연했다.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상황적으로 사지에 몰려 악다구니를 써야 하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이 장면을 보고 흥미를 느껴도 되는 걸까라는 죄책감마저 느끼게 했다. ‘내 딸, 금사월 속 혜상이의 악행은 김순옥 작가의 전작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과 아주 흡사하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비뚤어진 욕망 때문에 모든 운명이 뒤바뀌고, 고통 받는 스토리가 그대로 반복됐다.

제2의 연민정이 되어가고 있는 혜상이의 모습, 그리고 혜상이의 악랄함과 금사월의 극적인 성장 스토리를 위해 등장한 보육원 붕괴는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는 생각을 들게 하기 충분했다.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분위기라고는 하나, 아이들의 죄 없는 죽음을 장치로 사용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임에는 분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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