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은행원 한 명이 한 해 동안 회사에 가져다준 이익이 10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직원 생산성은 줄어드는 반면 직원 평균 임금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은행권 내 고임금-저효율 체계를 서둘러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매일경제가 금융감독원을 통해 조사한 결과 신한·국민·우리·옛 하나·옛 외환·기업·농협 등 국내 은행 7곳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004년 평균 2.32였다가 올해 6월 말 기준 0.88로 감소했다. 직원 1명이 2004년에는 2억320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현재는 8800만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1인당 생산성이란 세전 당기순이익(대손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한은행의 경우 2004년 3.04였던 1인당 생산성은 2011년 3.05로 국내 은행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6월 말에는 1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이 은행 직원 4639명이 총 1조4103억원 수익을 냈지만 작년에는 1만3668명이 2조2539억원을 벌었다. 직원 수는 3배 늘었는데 수익은 단지 60%만 증가한 셈이다.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2004년 2.1에서 올해 6월 말 0.6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2004년 1인당 생산성이 2.2였다가 올해 6월 말 0.82로 줄었다.
이에 비해 은행원 임금은 지난 10년간 50%가량 늘었다. 2004년 5317만원이었던 국내 은행 6곳(농협은행 제외)의 임직원 평균 급여는 올해 6월 말 7933만원으로 49.2% 증가했다.
2004년 6040만원이었던 신한은행 임직원 평균 급여는 작년 8400만원으로 39%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4200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우리은행도 508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1인당 생산성이 떨어진 요인은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는 데 비해 비용은 늘어나거나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저금리로 이자수익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비이자수익도 각종 규제로 늘지 못했다.
하지만 비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가 국제은행 통계 사이트인 뱅크스코프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조사한 결과 국내 6대 은행(신한·국민·우리·옛 하나·산업·농협은행)의 판매관리비 대비 인건비 비중 평균은 2008년 55.5%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 62%까지 늘었다. 하지만 중국 은행을 제외한 세계 11~50위 은행의 판매관리비 대비 인건비 비중은 57.9%에서 54.7%로 줄었다. 국내 은행과 규모가 비슷하거나 경쟁력이 다소 좋은 해외 은행은 임금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였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은행도 직원 업무에 따라 임금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은행원은 업무에 상관없이 단일 호봉제로 급여를 받고 있는데 이를 바꿔 업무 영역별로 임금을 달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예를 들어 텔러 같은 단순 업무의 경우 낮은 임금을 적용하고 위험관리, 국제금융업무, 파생상품 업무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인력은 높은 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남 교수는 "국내 은행은 세계 주요 은행에 비해 직원 수가 적어 1인당 생산성 수치 자체는 그리 낮은 편은 아니다"면서도 "업무에 따라 임금을 달리 주는 차등적 인센티브 임금제를 도입해 금융서비스 질을 높여야 은행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강시장경제연구소(소장 남주하 서강대 교수)는 매일경제 후원으로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은행 경쟁력 분석과 금융개혁 방향'을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연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사회로 남주하 교수, 조장옥·박정수 서강대 교수,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발표와 금융권 주요 인사로 이뤄진 패널의 종합토론도 열린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 매일경제가 금융감독원을 통해 조사한 결과 신한·국민·우리·옛 하나·옛 외환·기업·농협 등 국내 은행 7곳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2004년 평균 2.32였다가 올해 6월 말 기준 0.88로 감소했다. 직원 1명이 2004년에는 2억320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현재는 8800만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1인당 생산성이란 세전 당기순이익(대손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한은행의 경우 2004년 3.04였던 1인당 생산성은 2011년 3.05로 국내 은행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6월 말에는 1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이 은행 직원 4639명이 총 1조4103억원 수익을 냈지만 작년에는 1만3668명이 2조2539억원을 벌었다. 직원 수는 3배 늘었는데 수익은 단지 60%만 증가한 셈이다.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2004년 2.1에서 올해 6월 말 0.6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2004년 1인당 생산성이 2.2였다가 올해 6월 말 0.82로 줄었다.
이에 비해 은행원 임금은 지난 10년간 50%가량 늘었다. 2004년 5317만원이었던 국내 은행 6곳(농협은행 제외)의 임직원 평균 급여는 올해 6월 말 7933만원으로 49.2% 증가했다.
2004년 6040만원이었던 신한은행 임직원 평균 급여는 작년 8400만원으로 39%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4200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우리은행도 508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1인당 생산성이 떨어진 요인은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는 데 비해 비용은 늘어나거나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저금리로 이자수익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비이자수익도 각종 규제로 늘지 못했다.
하지만 비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가 국제은행 통계 사이트인 뱅크스코프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조사한 결과 국내 6대 은행(신한·국민·우리·옛 하나·산업·농협은행)의 판매관리비 대비 인건비 비중 평균은 2008년 55.5%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 62%까지 늘었다. 하지만 중국 은행을 제외한 세계 11~50위 은행의 판매관리비 대비 인건비 비중은 57.9%에서 54.7%로 줄었다. 국내 은행과 규모가 비슷하거나 경쟁력이 다소 좋은 해외 은행은 임금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였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은행도 직원 업무에 따라 임금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은행원은 업무에 상관없이 단일 호봉제로 급여를 받고 있는데 이를 바꿔 업무 영역별로 임금을 달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예를 들어 텔러 같은 단순 업무의 경우 낮은 임금을 적용하고 위험관리, 국제금융업무, 파생상품 업무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인력은 높은 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남 교수는 "국내 은행은 세계 주요 은행에 비해 직원 수가 적어 1인당 생산성 수치 자체는 그리 낮은 편은 아니다"면서도 "업무에 따라 임금을 달리 주는 차등적 인센티브 임금제를 도입해 금융서비스 질을 높여야 은행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강시장경제연구소(소장 남주하 서강대 교수)는 매일경제 후원으로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은행 경쟁력 분석과 금융개혁 방향'을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연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사회로 남주하 교수, 조장옥·박정수 서강대 교수,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 발표와 금융권 주요 인사로 이뤄진 패널의 종합토론도 열린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