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장승철 하나금융투자 사장 "해외 파생·부동산상품 적극 발굴"
입력 2015-09-18 16:20  | 수정 2015-09-18 19:35
"원화가치 하락세가 두드러진 요즘은 국내 투자보다 해외 투자가 적합한 시기입니다. IB(투자은행) 부서가 자기자본 투자를 위해 발굴한 해외 부동산·파생상품의 일부를 개인투자자에게도 공급하겠습니다."
장승철 하나금융투자 사장(61)은 18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증권사 역할이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주식 거래를 중개해주거나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투자 자산을 개척하고 운용해 고객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 1일 하나금융투자로 사명을 바꾼 것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고객에게 수익성 높은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기존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파생상품·부동산 등 가리지 않고 발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장 사장의 이 같은 철학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휴스턴의 오피스 부동산에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뒤 5년 만기 연평균 기대수익률 7.5%인 상품으로 만들어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투자(PI)가 선행되는 만큼 개인 고객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검증된 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다. 기관투자가가 아닌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세일즈하려면 덩치가 큰 기업금융 딜을 작은 단위로 쪼개야 한다. 하나금융투자가 이 같은 번거로움을 감수하려는 것은 고객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장 사장은 "하나금융투자는 올해부터 고객 수익률이 높은 직원들이 더 많이 운용할 수 있도록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고객수익률을 바탕으로 직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고객수익률 제고와 함께 회사 내부 자기자본수익률(ROE)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장 사장이 고객수익률, 자기자본수익률과 같은 '숫자'를 강조하는 것은 '숫자가 곧 인격'이라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금융상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오는 12월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데 국내 시장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이어진 30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연말께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하나금융투자 분석이다. 원화 약세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 사장이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보는 것은 달러 표시 부동산이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환헤지를 하지 않으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장 사장은 '행복 금융'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요즘 주가연계상품(ELS)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까봐 고객들이 조바심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나금융투자는 원금이 보장되는 파생상품을 광범위하게 만들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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