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이 넘는 월세를 내다가 최근 목동 아파트 급매를 보고 왔던 주부 전지영씨(40)는 다음날 공인중개사에게 구매 확약 전화를 걸었다가 경쟁자가 아파트를 보지 않고 전날 밤 인터넷뱅킹으로 계약금을 지불해 가져갔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전월세난에 지친 이들에게 저렴한 급매를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물량 부족으로 내집 마련은 녹녹치 않다. 그 대안으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입주 1~3년차 아파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4월1일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전에 민간건설사가 공급한 신규 분양단지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 3월 945만원이었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이후 3.3㎡당 평균 분양가는 4월에 966만원, 5월에 971만원, 6월에 965만원, 7월에 992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해 8월 기준 1027만원으로 2014년 3월(3.3㎡당 1062만원) 이후 1년5개월 만에 1000만원을 돌파 했다. 불과 5개월 만에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82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알뜰한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입주 1~3년차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입주 초기 아파트는 단지가 안정화돼 꼼꼼히 살펴보고 계약할 수 있고 부실시공이나 설계변경 등에 대한 각종 분쟁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새집증후군 걱정도 덜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공동시설도 즉시 이용할 수 있어 젊은 엄마들 만족도가 높다.
같은 지역에서도 입주 1~3년차 아파트가 최근 신규 분양 단지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 포스코건설이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C4블록에서 분양한 ‘광교 더샵 전용면적 84㎡의 평균 분양가는 4억9000만원선이었다. 인근에 2014년 6월 입주한 ‘광교 호반베르디움은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가 8월 기준 4억7500만원이었다.
지난 7월 경기 평택시 동삭동에서 분양한 ‘평택 자이더 익스프레스는 전용면적 84㎡의 평균분양가가 3억750만원선이었다. 반면 바로 옆에 2014년 5월 입주한 ‘평택 서재자이는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가 2억6420만원이다. 인근 부동산 담당자는 최근 매도 호가가 상승세이지만 웃돈이 붙은 인근 단지 분양가보다는 아직 높지 않다”고 전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분양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과거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입주 1~3년차 아파트가 적당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됨에 넓은 평수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는 기존 주택 매도도 함께 고려하고 고정금리 대출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서도 주택시장이 불황이었던 2010년~2013년 분양된 단지들이 있어 인근 분양단지와 가격을 비교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서울 강서구 화곡3주구를 재건축한 ‘강서 힐스테이트는 2014년 6월 입주한 단지로 전용면적 59~152㎡대 2603가구 규모이다.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 있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2013년 6월에 입주한 단지다. 전용면적 84~199㎡의 2770가구 규모에 분당~동백간 도로가 인접해 분당까지 10분대면 간다. 수원시 권선동의 ‘수원 아이파크시티 1차와 2차는 각각 2011년 10월과 2012년 1월에 입주한 단지다. 전용면적 84~202㎡의 3360가구 규모고 1호선 세류역이 단지 서쪽에 있다. 인천 부평동의 ‘래미안 부평은 2014년 9월에 입주했고 전용면적 59~114㎡의 1381가구 단지다.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부평구청역이 인접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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