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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의 리드, ‘도미노 실책’ 앞에 의미 없다
입력 2015-09-09 22:10  | 수정 2015-09-09 22:29
두산은 9일 목동 넥센전에서 5-0에서 5-10으로 역전패를 했다. 실책 3개가 패인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선발투수가 일찍 강판한 데다 실책까지 나오면,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기 마련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하루 전날인 8일 경기를 복기하며 한마디를 했다. 완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러면서 한마디를 더했다. 타격 사이클이 나쁜 건 아니다. 괜찮다.”
곰은 타격감이 한결 살아났다. 3회까지 안타 5개와 볼넷 3개를 묶어 5점을 뽑았다. 초반 응집력은 전날의 넥센(3회까지 7득점)을 보는가 싶었다. 이쯤이면 어느 정도 흐름이 기울어져야 했다. 넥센의 선발투수 문성현은 3회도 못 버텼다.
그러나 묘한 분위기였다. 두산이 리드하는데, 안심할 수가 없었다. 불안했고 불편했다. 멀리 뒤처졌던 넥센이 한 발자국씩 거리를 좁혔다. 김 감독이 우려했던 실책이 또 말썽이었다. 무더기 실책 앞에 당해낼 재간은 없다. 문제는 3회부터였다.
두산은 5-1로 쫓긴 2사 1루서 3루수 허경민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추가 실점을 막았으나 내야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그리고 이 실책은 얼마 뒤 닥칠 ‘대재앙을 암시했다.
4회 두 번째 실점도 결국 실책 탓. 2사 1,3루서 박동원의 느리고 짧은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앞으로 달려가 잡고 1루로 던졌지만 악송구. 원 히트 원 에러. 3루 주자 유한준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넥센의 추격은 무서웠다. 2점 차까지 따라잡히자, 두산은 아꼈던 니퍼트 카드를 꺼냈다. 1사 만루서 급한 불은 껐다. 박헌도가 유격수 김재호 앞으로 땅볼을 치며 아웃카운트 2개를 헌납했다.
그러나 더 큰 헌납은 6회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이었다. 5회와 판박이였다. 또 1사 만루. 그리고 김하성의 타구는 유격수 김재호로 향했다. 5회처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예상됐다. 하지만 김재호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날만 개인 두 번째 실책.

이 실책으로 흐름은 싹 바뀌었다. 5-3의 스코어는 5-4가 됐다. 무엇보다 묘한 분위기를 넥센이 잡았다. 박병호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니퍼트를 끌어 내렸다. 두산은 급히 오현택을 투입해 희망을 키우려 했지만, 유한준의 2타점 적시타와 김민성의 2점 홈런으로 헛된 희망이 됐다. 6회에만 7실점. 6회 시작 전 5-3의 스코어는 5-10이 됐다. 한 번 터지면 무서운 ‘넥벤져스의 가공할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은 실책 3개로 자멸했다. 그 실책 퍼레이드 속에 되찾았던 ‘감마저 잃었다. 두산은 6회 공격에서 넥센의 실책으로 만든 2사 2,3루 기회를 놓쳤다. 두산에겐 이길 수 있었던 마지막 찬스였다. 넥센과는 대조적인 부분.
실책에 무너진 두산이다. 그리고 그 실책을 기회로 삼아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한 넥센이다. 이 묘한 승부로 인해 3위 자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넥센은 35일 만에 ‘No.3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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