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몰 앞둔 재형저축 `막차타기` 열풍
입력 2015-09-09 17:28  | 수정 2015-09-09 22:59
올해까지만 가입이 제한되는 재형저축 가입자가 지난 7~8월 두 달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형저축의 비과세 혜택이 크다고 본 서민들이 '막차 타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신한·국민·농협·우리·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받은 재형저축 신규 계좌 현황에 따르면 지난 7~8월 두 달간 신규 계좌는 3만4847개로 작년 같은 기간 1만3114개보다 165% 증가했다. 또 7~8월 신규 계좌는 지난 5~6월(2만2256개)에 비해 1만2000건가량 많았다.
일반적으로 연말에 늘어나는 신규 가입이 7~8월에 증가세를 보인 것은 예외적인 현상이다. 지난 7월 초 정부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발표 계획이 전해지면서 비과세 혜택을 따져본 서민들이 서둘러 가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형저축은 의무가입기간인 7년 동안 나온 수익 전액에 대해 1.4% 농특세만 내면 된다. 이에 비해 ISA는 의무가입기간인 5년 동안 나온 수익 중 200만원까지만 비과세고 나머지 금액은 9.9% 분리과세한다.
실제로 연소득 4000만원인 직장인이 수익률 3%의 포트폴리오로 5년(단순 가정) 동안 연간 1200만원씩 납입했다고 봤을 때 재형저축은 세후 451만10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ISA는 세후 432만원의 이자를 받는다. 20만원 가까이 이자액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올해 안에 재형저축에 가입해 절세 혜택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훈 국민은행 투자전략솔루션팀장은 "재형저축은 원금 손실이 없고 이자소득 전액이 비과세"라면서 "ISA보다 세 혜택이 커 장기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소비자라면 ISA 납입한도를 줄이더라도 재형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재형저축 신규 계좌 평균은 1만2600개로 작년 한 해 평균치 7595개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절세가 강조되면서 소비자들이 올해 일몰되는 재형저축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8월 말 기준 재형저축 잔액은 4조1386억원이었다. 다만 ISA는 예·적금,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넣을 수 있고 의무가입기간인 5년 동안 발생한 수익과 손해를 결산한 '순손익'에 과세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소비자에게 장점이 있다.
또 재형저축은 7년간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중도 해지 시 수수료와 함께 감면받은 세금을 뱉어 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또 재형저축 납입액만큼 ISA 납입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점이다.
재형저축은 총급여 5000만원 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거주자가 가입할 수 있고 연간 납입한도는 1200만원이다.
이와는 별개로 금융위원회는 개인연금의 세액공제 한도를 연간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개인연금은 연 400만원, 퇴직연금은 연 7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세액공제 한도를 통일하겠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제 혜택상 차별을 수정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이 같은 방침을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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