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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조한선, 새로운 제 2막이 오를 차례다
입력 2015-09-09 13:27 
사진=천정환 기자
5년째 아이가 없는 부부, 준식(조한선 분)과 소연(김민경 분). 소연은 기분 전환을 위해 준식과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외딴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한 맛집을 가게 된다. 그곳의 허름하고 험악한 분위기에 불안감이 감돌지만, 이들이 온 것을 눈치챈 주인 성철(마동석 분)은 보자마자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하고 준식과 소연은 점점 경계를 풀게 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해가 지고 성철의 환대에 준식과 소연은 하룻밤만 묵고 가기로 하는데, 이때부터 의문의 묘한 분위기가 이들을 덮쳐오기 시작한다. /‘함정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강동원과 나란히 등장해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조한선에게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당시 잘생긴 외모로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했던 그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남자친구가 아닌 남편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이런 인터뷰가 6, 7년 만이에요. 오랜만에 하니까 피곤한 것보단 재미있네요(웃음). 예전 드라마 때도 인터뷰를 많이 안 했어요. 말재주가 많지 않아서. 저도 예전하고 달라진 것 같아요. 군대 가기(5년 전)과 그 후 작품을 고르는 입맛도 달라졌다 할까요.”

조한선은 ‘함정을 통해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영화 자체에서 몸을 사용하는 액션도 많았지만, 그의 영화 인생 처음으로 베드신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감독님과 캐릭터 작업을 하면서 베드신은 나중이었어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죠. 준식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고 표현하느냐가 숙제였고 그걸 관객들이 이해하게끔 하는 게 숙제였죠. 어느 날 스케줄 표를 보니까 베드신이 3일 정도 남았더라고요. 그때부터 걱정이 됐어요(웃음). 그래서 감독님과 밤새 이야기를 했죠. 베드신을 할 거면 기존과는 다르게 가는 게 어떠냐고. 최대한 리얼하게 베드신을 보이기 위해서 제모도 안 했고, 자연스럽게 카메라 움직임이 나오게 하기 위해 연구했어요. 수위는 높게 보지만 보는 사람들이 진짜 리얼하게 보실 수 있게 하는 게 맞다 생각했죠.”



제 캐릭터가 센 역할은 아니라 사실은 힘들었어요. 처음에 영화 작업하면서 연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도 없고, 아예 손을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선을 잘 지키면서 심리적 묘사를 하기가 힘들었죠. 너무 과해도 안 되고 너무 적어도 안 되는 중간 수치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특히 캐릭터 심리에 신경을 썼어요. 남들이 보기엔 편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근데 정말 저는 그 인물에 대해 키, 몸무게, 발사이즈부터해서 하나부터 끝까지 다 (설정을) 잡았어요.”

이번 영화를 위해 조한선은 체중을 감량했다. 영화를 이끄는 주축이 되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의 말을 통해 조한선이 ‘함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으며 고민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잘 못 먹은 상태에서 연기하니까, 빈혈이 몇 번 왔었어요. 먹지 못한 상태에서 한 번 액션을 하고 나면 돌더라고요. 죽을 뻔했어요(웃음). 또 제가 마동석 형이 때린다고 해서 쉽게 무너지는 캐릭터도 아니었고요. 연기는 그렇게 했지만, 몸은 정말 힘들었어요. 몸 자체도 너무 쳐져있었고, 비도 오고 날씨도 춥고 힘든 상황에서 시간도 짧고 그 안에서 모든 걸 소화해야 했죠. 촬영 끝나고 집에 가서 한동안은 멍했어요. TV를 틀어 놓고 멍하니 있거나 이러면 안 된다 생각해서 친구들과 술 먹고 놀고, 그런 잔상들이 너무나 기억에 남아서 약간 트라우마처럼 되는 것 같았어요. 다음 영화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죠. 그래서 빼내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사진=천정환 기자


역할이 바뀐 것뿐만 아니라 조한선이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캐릭터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고 확실하게 빠져 들어가는 것,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자신의 역할을 완성시킨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끔 성장했다.

사실 예전에는 그렇게 안 했어요. 그냥 열심히 했죠. 연기를 안 하고 분석이라기보단 캐릭터 이해만 했어요. 이해만 하고 연기를 했었는데, 그게 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느껴지는 게 그냥 이해를 하고 열심히만 하는 게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하면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니까 관객,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 됐어요. 거기서 느낀 게 내가 이해를 하는 게 아니고 관객이 어떻게 이해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였죠. 그러다 보니 캐릭터 분석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공익근무 당시) 많은 것들을 깨우쳤어요. 저에게는 사실 그런 시절로 인해 관객들에게 잊히기도 하고, 내려놓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들이 저에게는 도움이 됐죠.”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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