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바논전] 징크스 깬 완승, 2년 전과 무엇이 달랐나?
입력 2015-09-09 00:53  | 수정 2015-09-09 01:35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레바논과 원정경기에서 대승을 거뒀다. 레바논 원정 징크스를 기분 좋게 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3년 6월 4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축구는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죽다 살아났다. 김치우(서울)의 프리킥 골이 없었다면, 또 한 번 망실을 살 뻔했다. 그 골은 후반 51분에 터졌다. 골대 강타와 골키퍼 선방에 막혔으나 불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에겐 행운이 따른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물론 내용적으로도.
2년 전 한국은 답답했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을 빼고 모두 다 몸이 무거웠다. 컨디션 난조. 구심점이 없었다. 엇박자의 연속. 플레이도 투박했다. 1선과 2선의 간격이 벌어지니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3선에서 1선으로 한 번에 이어졌다. 높은 정확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냉정히 말해 ‘원 팀이 아니었다. 11명은 각자 따로 놀았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삐걱거렸다. 조직력은 와해됐다. 팀이라고 말하기 창피할 정도였다. 동점골도 결국 개인 역량에 의해서였다. 부끄러운 경기였고, 불만 가득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2015년 9월 8일. 2년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한국은 180도 달랐다. 엉망진창인 그라운드 탓에 제대로 뜀박질도 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홈그라운드 마냥 아주 잘 뛰어다녔다. 그리고 3-0 승리. 가슴 졸일 필요가 없었다. 두 발 뻗고 편안히 승리를 즐겼다.
가장 다른 건 장소의 변화. 베이투트가 아닌 보다 남쪽에 위치한 시돈에서 열렸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변화는 기성용(스완지 시티)이라는 구심점이 있었으며, 개인이 아닌 팀으로 맞섰다는 것이다.
뻥 축구는 없었다. 한국의 패스는 허리를 거쳐 전방으로 전달됐다. 1선과 2선, 2선과 3선의 간극은 촘촘했다. 휑한 느낌은 없었다.
특히, 기성용은 조타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은 위협적인 공격으로 연결됐다. 전반 4분 예리한 슈팅을 시도한 기성용은 이후 ‘볼 배급에 더욱 신경을 썼다. 전반 20분 페널티킥을 유도한 석현준(비토리아)에 찔러 준 패스의 주인공, 그리고 후반 15분 권창훈(수원) 추가골을 도운 이는 같은 인물이었다.

슈틸리케호라는 팀은 매우 조직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조련 속에 아주 잘 짜여졌다.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그 약속된 패턴이 원활하게 돌아갔다. 직선적이었다. 파상적인 공격은 시원했다. 앞에 펼쳐진 밀집수비에 어쩔 줄 몰라 했던 2년 전과 대조적이었다.
섬세했다. 그리고 빨랐다. 스피드는 이 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전반 26분 추가 득점은 자책골. 그러나 권창훈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합작 골이었다. 특히, 하프라인에서부터 전개된 권창훈의 빠른 드리블이 돋보였다.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을 펼친 레바논에 ‘역습은 이런 것이다라는 걸 보여줬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