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얇아진 지갑에 저가 소비재株 주목
입력 2015-09-08 17:37 
경기 악화로 인해 소비자 지갑이 얇아지면서 저가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8일 불황으로 '저가(low-end)'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음식료와 화장품 관련 테마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 사례를 참고하면 불황기 소비 패턴은 저가로 빠르게 전환되고 일류 브랜드 기업들이 저가 시장을 확대하는 경향이 한국에서도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등 생필품 영역에서 '하위 80%'를 위한 가격 혁명이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 형편이 급격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부분 영역에서 '싼 것'들이 프리미엄을 압도하는 시대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가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 주자로는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원브랜드숍(전체 상품이 특정한 하나의 브랜드만으로 구성된 가게) 시장에서 약 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향후 국내 저가 화장품 시장은 고가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고성장할 것이 비교적 분명하다"며 "공모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현재 주가순자산배율(PBR)은 3.1이지만 성장 전망을 감안할 때 장기적 시각에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중간 가격대 브랜드 비중을 줄이고 최고가 브랜드와 저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양극화'시켜 효과를 본 사례다.
2009년부터 '이자녹스' '라끄베르' 등 중가 브랜드에 소극적인 투자를 집행한 대신 '더페이스샵'을 인수해 기존에는 참여하지 않던 저가 시장에 진입했다. 이자녹스와 라끄베르는 매출이 연평균 47% 감소한 대신 더페이스샵은 23% 성장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최고가 브랜드 '후'는 연평균 약 30% 성장률을 보여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12월 30일 29만1000원이던 LG생활건강 주가는 8일 73만3000원으로 142% 상승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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