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열병식 `팔로군 행진곡` 작곡가 알고보니 한국인
입력 2015-09-03 17:02 

중국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에서 한국인 정율성 선생(1914~1976)이 작곡한 ‘중국인민해방군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연설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열을 시작하자, 1200명의 성가대를 포함한 2400명의 군악대가 이 곡을 첫 번째로 연주한 것이다.
옛 이름인 ‘팔로군행진곡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노래는 1939년 정율성 선생이 중국 항일군정대학 교수로 있던 시절 작곡됐다.
‘중국인민해방군행진곡은 1988년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에 의해 ‘인민해방군 공식 의전곡으로 지정된 이래 수많은 주요 행사에서 등장했다.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개막식 입장곡으로 쓰였으며, 2009년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열병식 ·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중 사열식에서 연주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전라남도 광주 출신인 정율성 선생은 ‘중국의 3대 혁명음악가이자 ‘신 중국 100대 영웅의 한 사람으로 꼽힐 정도로 중국인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1933년 19살이던 그는 형들을 따라 중국으로 넘어가 항일운동에 가담했고,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혁명음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국인의 아리랑으로 불리는 ‘연안송도 그의 작품이다.

1976년 사망한 후에는 중국의 혁명열사릉인 바바오산(八寶山)에 안치됐다.
중국 정부는 정율성 선생을 걸출한 중국의 작곡가이자 저명한 전사”, 중국무산계급혁명음악사업의 개척자 중 한 명”이라 부르며 ‘혁명음악의 대부, 군가의 아버지‘ 등으로 칭송하고 있다. 2005년에는 한국을 방문한 쑨지아성 중국 문화부장관은 광주의 정율성 생가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간 한국에서의 평가는 좋지 못한 편이었다. 1945년 그가 북한으로 건너가 공식 군가인 조선인민군행진곡‘을 만들고, 중공군 창작팀 일원으로 한국전쟁 초기에 참전까지 했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광주광역시, 화순군 등이 그의 동상을 세우고, 중국과의 연계 관광코스 개발을 추진하는 등 재평가가 이뤄지는 중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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