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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혈 뚫은 박병호, 본헤드로 망친 루카스
입력 2015-09-01 21:38  | 수정 2015-09-01 21:40
1일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6회 말 2사에서 넥센 박병호가 LG 최동환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서민교 기자] 역시 박병호(29·넥센)는 화끈했고, 루카스 하렐(30·LG)은 또 흥분했다. 승부처였던 4회말 엇갈린 명암에 승패도 갈렸다.
넥센은 1일 목동 LG전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11-2로 완승을 거뒀다. 넥센은 역시 방망이가 매서웠다. 유한준, 서동욱, 박병호가 차례로 홈런을 기록하며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동안 무려 11점을 집중시킨 맹타였다.
사실상 승부는 4회 갈렸다. LG는 1회초 1사 1, 2루 찬스서 루이스 히메네스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불규칙 바운드였으나 넥센 유니폼을 입고 처음 3루수로 나선 박병호의 어색한 수비가 조금 아쉬웠다.
박병호의 아쉬움은 짧았다. 박병호는 0-1인 4회말 막혔던 공격의 활로를 뚫는 동점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넥센은 1사 후 서건창이 우중간 2루타로 찬스를 만든 뒤 박병호가 좌중간을 완전히 뚫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1-1 동점.
1회에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등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루카스는 박병호의 2루타 뒤 급격히 흔들렸다. 옛 버릇이 나오기 시작한 것. 루카스는 1사 2루 위기서 이택근과 박동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서 치명적인 본헤드 플레이가 나왔다. 루카스는 서동욱에게 1루 앞쪽으로 구르는 타구에 몹시 흥분했다. 루카스는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동작이 매끄럽지 못했다. 스텝이 꼬인 사이 서동욱이 1루 베이스를 먼저 밟았다. 심판 판정도 세이프.
그러자 루카스는 곧바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서동욱의 내야안타 때 3루 주자 박병호는 이미 홈을 밟았고, 틈을 놓치지 않은 2루 주자 이택근도 3루 베이스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루카스는 홈으로 송구를 했으나 때는 늦었다. 합의판정 결과도 그대로 세이프 선언. 루카스의 순간 흥분이 순식간에 2실점을 헌납한 셈이 됐다. LG는 1-3으로 역전을 당하며 흐름을 완전히 넥센에 내줬다.
루카스는 5회에도 냉정을 찾지 못했다. 1사 후 연속 볼넷으로 박병호 앞에 주자 2명을 모았다. 박병호는 깔끔한 좌전 적시타로 추가 타점을 올려 4-1로 달아났다. 결국 루카스는 4⅓이닝 만에 1, 3루에 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뀐 투수 신승현이 유한준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아 루카스의 자책점도 6점으로 늘었다.
이날 루카스는 5회를 채우지 못하고 102개의 많은 투수를 기록했다. 안타는 4개에 불과했으나 볼넷을 6개나 내주며 무너졌다.
박병호의 타격은 멈추지 않았다. 서동욱의 5회 투런 홈런으로 9-2로 크게 달아난 넥센은 6회말 쐐기 홈런이 나왔다. 주인공은 역시 박병호. 지난달 28일 사직 롯데전 이후 3경기 만에 다시 홈런을 가동했다. 2사 1루서 LG 구원투수 최동환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7호 아치였다.
이날 박병호는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9월의 시작을 화끈하게 알렸다. 반면 최근 안정을 찾았던 루카스는 스스로 무너지며 어렵게 쌓은 신뢰에 실금을 냈다. 루카스는 시즌 9패(8승).
1일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4회 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서동욱이 2타점 내야안타를 치고 1루에서 세이프되자 LG 선발 루카스가 합의판정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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