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부실채권 기업비중이 90%
입력 2015-08-28 16:07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가운데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건설·조선업종 대기업들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기업여신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분기 말 국내 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업여신 부실은 21조6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 24조원 가운데 90%를 차지했다.
기업여신 부실은 점차 비중이 늘고 있다. 전체 부실 대비 기업여신 비중은 2012년 말 81.6%에서 작년 말 88.8% 수준까지 늘더니 올해 2분기에는 정점을 찍었다.
금감원에서는 조선·건설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중 새로 발생한 기업여신 부실은 5조원으로 지난 분기 3조5000억원보다 42.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5조7000억원의 신규 부실이 발생한 기업여신은 올해 1분기 다소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셈이다.
전체 기업여신 가운데 부실채권비율은 2분기 말 2.03%로 2012년 말 1.66%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평균치를 끌어올린 것은 취약업종이다. 조선업종 기업여신 중 부실채권비율은 5.88%, 건설업종은 4.76%에 달했다.
부실채권비율이란 고정이하여신, 즉 금융사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부실채권비율이 높을수록 대출의 건전성은 낮아진다.
이 가운데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2.35%)은 전 분기에 비해 0.04%포인트 늘었다. 지난 7월 중순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기업 중 35개사가 구조조정 대상 업체로 지정되면서 부실채권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1.78%)은 전 분기(1.95%) 대비 0.17%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부문과 달리 가계부문 부실채권은 줄어들고 있다. 2분기 가계부문 부실채권은 2조3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 3조1000억원에 비해 8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금감원은 전체적인 부실채권비율이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라고 보고 있다. 2분기 전체 부실채권비율 1.5%는 미국(1.81%·1분기) 및 일본(1.61%·1분기)과 비교했을 때 양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상원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가계부문과 중소기업 부실채권 규모는 감소한 데 반해 지난해부터 대기업여신 부실채권 규모는 늘고 있으며 특히 조선업이나 철강부품사 등의 부실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등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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