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진단과 중국 경기부양 조치 등 글로벌 호재로 27일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다시 22조원을 넘겼고 주식형 펀드자금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수급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는 진정되지 않고 1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주가 상승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13.91포인트(0.73%) 오른 1908.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흘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5거래일만에 1900선을 탈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6.27포인트(0.94%) 오른 673.71에 종료됐다. 코스피는 사흘간 4.22% 올랐고 코스닥은 9.58% 급등했다.
이는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경제지표 호조와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됐다는 소식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11년 이후 4년래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다우와 나스닥 등 3대지수 모두 4% 안팎 상승 마감한 덕이 크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심리 지수와 내구재·자본재 주문 등 수입 수요 지표들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G2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4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장중 1920선을 회복하기도 했던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에 상승폭이 1%미만으로 줄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달들어 4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처분하는 등 ‘셀 코리아 행보가 심상치 않다. 특히 외국인은 기업 실적이나 투자환경과 무관하게 주식을 팔고 있어 계속 이탈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가 사흘째 상승국면을 이어가면서 증시 주변자금도 큰 변화가 일고있다. 고객예탁금은 다시 증가하고 있으나 신용거래잔고는 계속 줄면서 투자자의 혼란을 반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객예탁금은 지난 26일 22조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20조 2141억원)이후 보름도 안 돼 2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0일(24조 7030억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증시가 조정권에 진입하자 20조원대 초반까지 쪼그라들었다. 거래소 관계자는최근 국내 증시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여전히 신용거래잔고는 줄고 있다. 지난달 말 8조원이 넘던 신용거래 잔고는 26일 현재 6조4319억원으로 지난 4월 14일(6조 9724억원)이후 넉달만에 6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신용거래 자체가 줄어들었고 반대대매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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