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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선 "출산과 육아, 연기 갈증 심했죠"
입력 2015-08-26 18:33 
영화 '퇴마: 무녀굴' 김금주 役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유선(39)은 실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엄마 역할과 관련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모성애는 여자라면 본능적인 정서라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충분히 공감하고 절절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다. 2012년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서도 딸을 잃은 엄마 역할을 실제 가슴 아프게 촬영한 바 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뉴스에 나오는 아이와 관련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하며 소름이 끼칠 정도로 더 피부에 와 닿았다. 아이 키우는 과정을 알게 되니 다른 아이도 다 소중하게 느껴지고 애틋했다.
유선은 "현장에서 아역 배우를 보고 더 내 아이 같은 느낌으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좋아했다. 영화 '퇴마: 무녀굴'에서 딸로 나온 아역 배우에게도 현장에서 "이리와. 엄마 옆에 앉아"라는 등 호칭도 편해졌다. 감정이입은 더할 나위 없었다. 오히려 감정이입이 너무 잘 돼 걱정이었을 정도였다.
'퇴마: 무녀굴'은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 분)과 그의 조수 지광(김혜성)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유선)를 치료하던 중 그녀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내용. 유선은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것만 같고, 가족과 연관이 돼 있는 것 같은 상상으로 힘들었단다.

그는 "실제 18개월 된 딸이 있으니 영화 속 두려움과 섬뜩함이 내 삶에 영향을 줄까 봐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고 짚었다. 밤에 대본 보는 게 두려워 대본 연습 시간을 낮으로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출산과 육아에 힘썼던 유선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작품인 '퇴마: 무녀굴'. "연기 갈증이 많았다"고 한 그는 "사실 더 빨리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이를 두고 올 만큼의 동기, 즉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다른 말로 하면 '퇴마: 무녀굴'아이를 집에 두고 일해도 될 만한 작품이었다.
"첫 느낌으로 시나리오를 택하는 스타일"이라는 그는 "3일 고민했다. '오랜만의 복귀작인데 어두운 장르로 돌아오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과 '다음 행보에 영향을 미칠까'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또 '연기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섬뜩하고 무서울 수 있구나'라는 과정의 두려움에서 주저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런데도 하고 싶었던 이유는 금주 캐릭터의 비중과 그가 해내야 하는 연기 폭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욕심이 났다. 영화의 흥행 성적보다 작품에 출연하고 배우들과 연기한 자체로 행복했다.
특히 김성균, 차예련, 김혜성 등 배우들과의 호흡이 즐거웠다.
"최고의 팀을 만난 것 같아요. 패밀리죠. 감독님은 엄마, 저는 맏딸, 차남은 (김)성균이, (차)예련이는 둘째 누나, 막내는 (김)혜성 이렇게요. 현장이 즐거워서 사실 우리 팀 멤버로는 코미디를 찍어야 맞는다는 말도 나왔어요. 감독님한테 그랬죠. '다음에는 우리로 코미디 만들어주세요'라고요.(웃음)"
'검은집', '이끼' 등 공포와 스릴러에 출연한 적이 있는 유선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상대를 상상하며 허공에 연기를 해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단다. 민망하진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연기도 흔들리고 그 신 자체도 안 좋아 보여요. 스태프도 흔들리는 건 당연하고요. '가짜다'라고 인지하는 순간 흐트러져요. 모두가 보고 있으니 몰입해야 했죠. 하하하."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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