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댈곳 없는 中펀드…석달새 20 ~ 40% 손실
입력 2015-08-25 17:19  | 수정 2015-08-25 22:09
중국 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저가 매수 수요도 사라져 자금 이탈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자국 증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어 펀드 수익률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83개 중국본토펀드(설정액 3조801억원)는 연초 이후 24일까지 2.71%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날 상하이종합지수가 8.49% 급락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하루 만에 4.38% 떨어졌다.
상하이지수는 이날도 7% 이상 빠지면서 3000선이 무너져 전체 본토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연초 대비 마이너스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증시의 상승이 시작되던 올해 초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환매하지 않았을 경우 원금 손실을 입게 된 셈이다.

본토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17.77%의 수익률을 기록해 연초 이후 상승폭을 상쇄해왔다. 지난 6월 5000선을 넘은 이래 3개월간 누적 수익률은 -25.61%에 이른다.
국내 투자자의 중국 투자가 3~4월 집중됐던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중국 투자자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상하이지수가 순항하던 3~4월 본토펀드에는 전체 설정 규모의 4분의 1에 이르는 718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조정을 거듭하던 지난달에도 중국본토펀드에는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설정액이 1121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급락세로 중국 투자를 접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25일 기준 본토펀드에서는 이달 들어 1406억원이 순유출됐고, 홍콩H주 펀드에서도 246억원이 빠져나갔다. 3조801억원인 본토펀드의 설정 규모도 이달 안에 2조원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펀드별로는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 등 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펀드가 이미 연초 이후 -20%대 수익률을 내고 있고, '신한BNPP차이나본토'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 '미래에셋차이나본토' 등은 이날 종가가 확정되면 마이너스 전환을 앞두고 있다.
본토증시에 앞서 일찌감치 마이너스로 전환한 홍콩H(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지수 펀드는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 -7.62%를 기록 중이다. H지수(HSCEI·홍콩항셍차이나기업지수)가 연일 폭락하면서 1만의 벽이 깨지자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4~5월 지수 고점에서 발행된 ELS에 투자한 경우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HSCE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공모형 ELS(미상환)는 4266개, 규모는 22조7140억원에 달한다. 통상 지수형 ELS의 녹인 진입가는 기준가의 50~60%로, H지수가 1만1000~1만2000 수준이던 지난 1월~3월 말께 발행된 상품들은 비교적 여유가 있다.
그러나 지수가 1만4000 이상이던 지난 4월 중순에서 6월 초까지 발행된 스텝다운형(6개월마다 조기상환. 만기 전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정해진 기준 밑으로 하락하면 녹인) ELS들은 코너에 몰렸다. 현재 주가에서 10% 하락(8400 이상)할 경우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ELS는 164개, 1617억원 규모다.
[석민수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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