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진실] 남북 '준전시상태' 대치
입력 2015-08-21 21:04  | 수정 2015-08-21 21:22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북한이 제시한 시한이 바로 내일 토요일 오후 5시입니다. 내일 오후 5시에 북한은 어떤 일을 벌일까요? 우리는 또 어떤 대응에 나서야 하는 걸까요?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함께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인사)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연구학회 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앵커
북한이 48시간을 주겠다고 어제 그랬죠. 그러니까 최후 통첩 시한이 바로 내일 오후 5시입니다. 어떤 일을 벌일까요?

=고유환 교수
뭐, 일단 대북 심리전과 관련한 방송이라든가 기타 시설 들을 48시간 최후 통첩 시간을 주고 그때까지 제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타격을 하겠다고 공언을 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이제 그 시간 이후에 북한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 상당히 긴장하며 지켜봐야 할 상황인데요.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한미가 지금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훈련을 지금 시행 중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거기에 대해서 북한이 우리 측의 공격을 가한다고 한다면 북한식 표현으로 섶을지고, 기름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 되겠죠.

-앵커
혹시 확성기라던가 공격하거나 그래도?

=고유환 교수
지금 제가 볼 때는 당장 공격을 한다기보다는 조금 시간을 두고 여러 가지 허점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우리 군도 모든 무력을 동원해서 지금 거기에 대한 대응 타격을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앵커
그러면 북한이 그렇게 제대로 공격할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가 뭘까요?

=고유환 교수
그거는 뭐 여러 차례 공언을 했었죠. 지난 8월 15일자 북한군 성명에서도 심리전 관련 시설들을 계속 방송하거나 설치하게 되면 확전을 각오하라고 타격한다고 공언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연장선에서 지금 계속 공언을 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제 실질적으로 타격을 할 수 있느냐 여부는 힘의 논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겠는데요.

-앵커
그렇죠.

=고유환 교수
지금은 힘의 논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미 연합 전력이 가장 강력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시점입니다. 그래서 북이 이제 한미연합 훈련이 이루어질 때마다 얘기하는 것이 북침 훈련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고 공격을 가한다면 한미 연합 전력이 반격을 할 수밖에 없고.

-앵커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은 적어도 지금 을지 훈련을 하고 있는 지금은 그렇게 북한이 공언한 대로 공격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고유환 교수
당장의 방송 시설에 대한 타격보다는 미사일 발사라든가 다른 수단을 통해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우선순위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도발을 좀 명령한 사람으로 알려진 사람이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인데 아까 조금 전에 보셨잖아요? 외신 기자회견을 긴급하게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뭐 굉장히 값비싼 징벌을 우리가 받게 될 것이다, 남측이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측이 갖고 있는 증거는 허위, 조작된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고유환 교수
지속적으로 허위, 날조라고 얘기를 했고요. 또 지금 국면에서 외신 기자들을 불러서 해결했다는 것은 그만큼 전면 대결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낀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국제 사회에 대해서 자기들이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어떻게든 빠져나갈 핑계거리는 좀 만들어놓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고유환 교수
그러니까 지금까지 일어나는 모든 것은 날조된 북침을 위한 날조된 행동이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앵커
자기들은 억울하다.

=고유환 교수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 북이 도발을 할 경우는 거기에 대한 구실을 주는 거죠. 말 그대로.

-앵커
전에도 이렇게 일촉즉발의 상황이 있었나요?

=고유환 교수
그런 경우는 북한의 전통적인 그 전략이 말로 하는 전술이 있고요, 그다음에 행동으로 하는 게 있는데요. 이번의 경우는 사실상 저강도 도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추가적인 제재나 압력을 불러올 수 있는 핵 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는 현실적으로 지금은 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제 지뢰 도발, 포격 도발 같은 저강도 도발을 통해서 한반도 상황이 긴장하고 있고 또 정전 질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제 제재와 압력 국면에 처해 있는 현재의 상황을 혁파하기 위한 충격 요법을 통한 국면 전환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김양건이 보낸 전통문에서도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얘기한 것도 결국은 지금 상황은 적당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하는 데 내부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제지와 압력 속에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것을 돌파하기 위한 하나의 국면 전환의 카드로써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뭐, 그쪽에서는 북측에서는 대북 방송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는 또 시키는 대로 할 수는 없죠. 우리도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 하는 차원에서 어쨌든 오늘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했습니다. 내일 오후 5시 이전까지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뭐가 있을까요?

=고유환 교수
지금 현재로서는 카드가 없죠. 대비하는 카드 이외에는. 왜냐하면 북한이 통첩한 시간에 우리가 중단하게 되면 굴복하는 의미가 있겠죠. 그러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예를 들어서 과거 같으면 우리가 중단할 테니까 대화에 나와서 군사 당국자회담이라든가 고위급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자,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는데요. 지금은 북한이 먼저 48시간 시한을 정하고 통첩을 했기 때문에 그 통첩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우리가 방송을 중단하게 되면 이제 굴복으로 인식되는 거죠.

-앵커
하나만 마지막으로 여쭙겠습니다. 정부가 어제 북한의 김양건 당 비서 서한과 관련해서 오늘 통일부장관 명의의 통일문을 발송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북측이 명의를 시비 걸면서 받지를 않았어요.

=고유환 교수
그것을 남북회담을 우선 삼아서 반대를 한 것일 수 있고요. 저게 이제 총정부장 명의로 보낸 것이기 때문에 북한 측 이름으로 답을 하라는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은.

-앵커
북한이 자기들도 좀 전면전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고 특히 지금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좀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런 거로 시비를 걸 때가 아닌 것 같은데.

=고유환 교수
그런데 내용이 이번에 사과하고 시인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이런 내용으로 이루어져있고 격도 안 맞고 하니까 이제 받지 않는 것 같은데요. 지금 남과 북이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현재까지 한 7년여 동안의 대립 갈등 국면이 응축된 과정에서 말로 하는 단계를 넘어서 지금 행동으로 옮겨지는 단계에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 국면에서 위기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권투로 말하면 잽을 날리는 단계에서 이제 주먹이 나가는 그런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게 이제 내일 48시간 이후의 위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가 잽으로 받느냐 주먹으로 받느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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