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고려대의 무서운 ‘파괴력’…함지훈의 치명적 ‘공백’
입력 2015-08-21 16:48  | 수정 2015-08-21 16:50
21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2015 KCC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고려대의 준결승전에서 모비스 함지훈이 고려대 이종현의 수비를 뚫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대학 최강 고려대가 프로농구 최강 수비력을 자랑하는 울산 모비스의 숨 막히는 수비마저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고려대는 강했고, 모비스는 함지훈을 잃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고려대는 높이와 외곽을 모두 갖춘 대학 최강 팀. 프로 구단을 상대로도 전혀 뒤지지 않는 선수 구성이다. 높이는 206cm의 센터 이종현과 202cm의 포워드 강상재가 책임진다. 외곽은 포워드 문성곤과 가드 이동엽이 맡는다. 발 빠른 포인트가드 김낙현도 수준급 기량을 갖췄다.
고려대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원주 동부와 상무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모두 14점차 이상으로 압승을 거뒀다. 동부와 상무는 고려대의 높이에 쩔쩔 맸다. 그러다 외곽슛을 얻어맞고 넉다운 됐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고려대를 저지할 팀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고려대가 적수를 제대로 만났다. 모비스는 프로농구 최초로 3시즌 연속 챔피언에 등극한 팀이다.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프로-아마 최강전은 프로와 아마 최강팀이 맞붙은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고려대였다. 고려대가 모비스를 76-73으로 꺾었다. 고려대는 역시 강했다. 모비스 수비마저 뚫은 무서운 파괴력이었다.
모비스는 고려대를 상대로 전략을 세웠다. 내·외곽을 동시에 봉쇄할 수 있는 수비 전술이었다. 일단 무게를 둔 것은 골밑. 수비 범위를 좁혀 이종현과 강상재의 손쉬운 골밑 찬스를 열어주지 않는 것이 첫째 목표였다. 고려대 가드진의 돌파에 이은 골밑 패스도 차단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외곽은 외곽 선수들의 엄청난 운동량에 맡겼다. 골밑 수비를 좁히면서 생기는 외곽 공백을 가드진이 발로 잡아야 하는 수비였다.

전반은 완벽하게 통했다. 이종현과 강상재는 골밑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외곽으로 밀려났다. 골밑으로 투입되는 패스도 번번이 차단. 고려대는 전반에만 실책 8개를 저질렀다. 외곽도 묶었다. 특히 양동근은 반대편 45도 3점슛 라인에서 반대편 사이드라인까지 수비 범위를 넓혔다.
모비스는 전반을 38-32로 앞섰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코트를 지배했다. 양동근은 2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는 등 10점 2스틸로 코트를 휘저었다. 함지훈은 공·수에서 듬직했다. 전반에만 트리플더블급 활약인 7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모비스는 후반 들어 치명적 공백이 생겼다. 함지훈의 파울 관리 실패. 함지훈은 45-40으로 앞선 3쿼터 중반 파울트러블에 걸린 뒤 벤치로 나갔다.
이때부터 고려대의 반격이 시작됐다. 고려대는 강했다. 이종현이 골밑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이동엽 김낙현 문성곤의 3점슛이 연거푸 터졌다. 3쿼터까지 52-52 동점.
마지막 4쿼터. 모비스는 결국 이종현의 덩크슛으로 역전을 허용한 뒤 55-63으로 끌려갔다. 함지훈의 긴급 투입. 모비스는 59-6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결국 함지훈이 다섯 번째 파울을 저질러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함지훈은 이날 10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어시스트 1개가 부족했다.
함지훈이 빠진 모비스는 역부족이었다. 양동근과 송창용이 외곽슛으로 따라붙었지만 한계였다. 이종현이 공격 리바운드로 찬스를 열었고, 경기 막판 문성곤이 결정적인 3점슛 두 방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골밑이 약해지면서 생긴 모비스 가드진의 후반 체력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결과였다.
고려대는 이종현이 15점 8리바운드, 강상재가 19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골밑을 지켰고, 문성곤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5점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모비스는 양동근이 16점, 송창용이 21점으로 분전했으나 함지훈의 공백에 고개를 숙였다.
[mi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