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 감수 장기 거주땐 조망권 인정"

지금까지 대법원은 조망권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어 조망권을 인정해 준 사례가 없었는데요.
다른 불편함이 있음에도 조망권을 위해 거주하고 있다면 조망권을 인정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한 빌라입니다.

이 빌라는 비탈진 곳에 위치해 교통편이 불편하지만 한강은 물론이고 좌측으로 북한산에서 우측으로 청계산까지 보일 정도로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합니다.

인터뷰 : 조용진 /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 "이 집을 지을 때 동동북 방향으로 일부러 지었어요. 남향으로 짓지 않고. 조망을 위해서요."

하지만 지난해 10층짜리 아파트 공사가 시작돼 현재 2층까지 공사가 완료됐습니다.

지난 96년 공사 허가가 나 공사를 시작해 현재 7층 이하인 층수 제한에 예외로 적용을 받았습니다.

김수형 / 기자
- "뒤에 보이는 곳이 아파트 공사 현장입니다. 저 10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곳 주민들은 아파트 때문에 한강을 볼 수 없게 됩니다."

1층에서는 전망이 반 정도 가려집니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아파트 공사를 중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아파트 공사금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만 6층까지는 인정을 했고, 7층 이상은 지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높은 지대임에도 불구하고 한강 조망권 때문에 20년 넘게 살아온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인터뷰 : 최기영 / 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 "이곳 조망권은 특별한 가치가 인정돼 법적 보호 대상이고, 고층의 아파트가 들어섰을 때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조망권 침해가 예상된다고 인정한 취지의 결정입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특별한 이익이 있는 등 조망 이익이 있어야 하고, 사회 통념을 넘어설 정도로 심하게 조망권이 침해됐다면 조망권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법원이 제시한 특별한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아파트를 포함한 주거용에 조망권을 인정해 준 사례는 없어 상급심의 판결이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