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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효주 "`실물 그리 예쁘진 않네?` 할까 걱정이죠"
입력 2015-08-20 08:06 
영화 뷰티 인사이드 23명의 우진 상대하는 이수 役

"많은 우진과 호흡, 낯설고 피로했지만 즐기자!"

"예쁘게 담기는 건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우진을 사랑했다면 그 옆에 남아 있을 것 같아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한효주(28)는 23명의 우진을 상대했다. 나이 든 우진, 여자 우진, 외국인 우진, 잘생긴 우진, 뚱뚱한 우진, 꼬맹이 우진…. 한 작품에서 이렇게나 많은 상대역을 만나다니,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기발한 시도이고 독특한 소재였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가 사랑하게 된 여자 이수(한효주)의 판타지 로맨스를 담은 영화다.
최근 만난 한효주는 어떤 배우와 호흡이 어려웠느냐는 질문에 "꼬마 우진과의 호흡이 가장 난감했다"고 떠올렸다. 상황이 재미있긴 했는데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이 아이와 어떻게 연기할까?"라는 생각이었다. "문 열었을 때 이 꼬마가 딱 나타났을 때, 당황한 제 반응이 연기한 게 아니었다니까요. 하하하."
매번 얼굴이 바뀌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남녀 사이는 첫눈에 반해도, 그 관계를 지속하려면 감정을 쌓아가야 한다. 아무리 감정을 공유해도 얼굴이 바뀌면 이전의 감정을 이어가기 어렵지 않을까.
"맞아요. 이수와 같은 감정을 느끼겠더라고요. 많은 배우를 만나면서 낯설었어요. 익숙해지려면 없어지고, 그런 기분의 반복이니 피로감이 쌓이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앞으로 어떤 영화에서 이 수많은 훌륭한 배우들을 만나 같이 연기해볼 수 있을까. 지금 즐기자!라고 생각했죠. 그러니 시간이 빨리 가더라고요.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리 연기가 직업이라고는 하지만 쉽지 않은 감정 연기가 필요했을 듯하다. 제작진은 한효주를 배려했다. "제작진이 제가 혼란스럽고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죠. 원래 현장에서 촬영이 영화 순서대로 찍기 어려운데 이번에는 그랬죠. 그래서 마지막 일주일 남았을 때 아쉬웠어요. 일주일 뒤면 이수는 없다는 게 쓸쓸하더라고요."
한효주는 뷰티 인사이드에서 예쁘다. 그는 "감독님의 욕심"이라며 "안 예쁘게 나오는 걸 본인이 참지 못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물론 한효주 본인도 "저도 소장하고 싶은 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전작 쎄시봉과 반창꼬, 심지어 감시자들에서도 예쁘게 나왔다. 아름답게만 나오는 게 배우에게는 별로 안 좋을 것 같다고 하니, 본인도 고민하는 부분이었던 듯하다.
한효주는 "지금 촬영 중인 해어화는 이전 작품들과는 다를 것"이라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역할이다. 힘들고 어려울 것 같다. 감정적으로 다가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이 났다"고 덧붙였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기생과 관련한 해어화인데 예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니 웃는다. "예쁘게 담기는 건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경계해야 할 것 같고요. 영화에서 예쁘게 나오다 보니 실제와는 괴리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실제로 저를 보고 에이, 그렇게 예쁜 건 아니네 할까 봐 걱정된다니까요."
현실에서 우진 같은 남자는 없겠지만, 만약 있다면 한효주는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매일 얼굴이 변하는 사람인 걸 알았다면 결코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상태에서 이수처럼 그 남자에 대해 알았다면 고민하고 힘들어하다가 결국은 옆에 있어 줄 것 같아요. 우진이는 여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기도 하고 연민이 가는 인물이거든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반적인 인간관계도 힘들 테고, 내가 옆에 있어줘야겠다며 노력할 것 같아요."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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