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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印尼 파이낸스社 인수
입력 2015-08-19 17:32 
신한카드가 인도네시아 재계 서열 2위인 살림그룹의 자회사 스와달마파이낸스 지분을 인수한다. 한국 신용카드회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카드는 특히 내년 중 인도네시아 현지인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신용카드회사가 해외에서 직접 신용카드 사업을 벌이는 것 자체도 첫 시도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스와달마파이낸스 지분을 인수해 합작법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방안을 한국 금융당국에 최근 설명했다. 올해 4월 말 살림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신한카드는 그동안 실사를 거쳐 최근 인수 가격과 조건 협상을 모두 완료했다. 신한카드는 합작법인 지분의 '50%+1주'를 보유하고, 살림그룹이 나머지 지분을 갖는 형태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1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살림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 판매, 식료품 제조·유통, 자원개발, 부동산, 통신사업을 펼치면서 임직원만 30만명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시가총액이 15조원 규모로 인도네시아 재계 서열 2위다.

신한카드는 스와달마의 모기업인 살림그룹 계열사들의 물량을 기본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으로 카드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이달 중 이사회 승인을 거쳐 금융위원회에 해외투자신고를 하고, 이후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당국에서 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양국 금융당국의 최종 심사를 통과하면 올해 말에 합작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사진)이 이번 살림그룹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위 사장은 협상 기간에 인도네시아 현지를 두 차례나 찾아가 살림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직접 협상을 진행시켰을 정도다.
위 사장이 주목한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할부금융시장이다. 인구 2억5000만명으로 세계 4위인 인도네시아에서 매년 평균 17.5%씩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할부금융시장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늘면서 자동차와 오토바이 구매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살림그룹이 자동차와 오토바이 판매사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살림그룹 계열사인 인도모빌의 경우 자동차 판매 기업으로는 현지 2위 업체로 연간 24만대를 팔고 있다. 자산 3조원 규모로 조립공장까지 보유한 업체다.
인도네시아 할부금융시장은 사실상 일본계가 장악한 상태여서 신한카드 진출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일본은 도요타 미쓰비시 같은 제조회사들이 기본적으로 자사 계열사 물량을 확보한 상태에서 진출해 있고, 스미토모상사나 미쓰이물산 같은 일본계 상사들이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여기에 동남아의 대형 은행들이 은행계 파이낸스영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계 금융사들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할부금융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파이낸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계열사 물량(captive market)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살림그룹의 소매사업이 안정적인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살림그룹 경영진의 금융업 확장 의지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살림그룹은 자동차판매회사 외에도 식료품, 자원개발, 부동산, 통신사업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높다. 계열사인 인도마렛의 경우 현지 1위 편의점 업체로 인도네시아 현지에만 1만2000여 곳에 달하는 매장을 갖고 있다. 대리점만 45만곳을 보유한 현지 1위 라면제조업체인 인도푸드도 살림그룹 계열사다. 신한카드는 합작법인이 조기에 자리를 잡으면 기존 스와달마파이낸스의 리스와 할부금융사업을 확장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신용카드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연임을, 신한카드 신임 부사장에는 손기용 신한은행 본부장을 내정했다.
[송성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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