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복면가왕’, 중요한 건 가면에 가려진 정체+실력 아닌 ‘진심’
입력 2015-08-17 15:03 
사진=복면가왕 캡처
[MBN스타 여수정 기자] ‘모든 가면 아래 목소리는 평등하다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은 노래하는 이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깨부쉈고, 가면에 존재를 숨긴 채 노래하는 이들 스스로의 틀도 과감하게 박살냈다.

지난 4월5일 첫 방송된 ‘복면가왕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노래하는 이는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랐고, 평가단과 청중, 대중들은 오직 ‘목소리만 듣고 상대방을 알아 맞춰야했다. 초반엔 얼굴을 가리고 등장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가면 속에 정체를 숨긴 이가 모두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뻔한 이가 아닌 예상을 뒤엎는 반전 인물일 때 주는 묘한 쾌감까지 선사했다. ‘복면가왕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갔고 지금은 편견 없이 노래를 부르고 싶은 이들의 희망 무대가 됐다.

가면 없이 무대에 올랐을 경우, 누구인지 알기에 어떤 노래를 부르던 그리 놀랍지 않다. 설령 발라드만을 불렀던 가수가 갑자기 힙합을 선보여도 단순한 ‘변신 그 자체이다. 그러나 대단할 것 없는 ‘가면 하나만 써도 전달되는 효과는 엄청나다. 정체를 알지 못하니 특징을 몰라 단순히, 노래하려는 이로 가장 먼저 인식된다. 그 후 노래를 시작할수록 목소리만이 줄 수 있는 가사전달력과 감성 등을 느끼며 진심이 전해진다. 이때부터 그가 누구인건 중요치 않고 오롯이 목소리에 대중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가면의 효과는 엄청났고 덕분에 얼굴에 가려진, 춤에 가려진, 연기에 가려진 노래 실력이 뒤늦게나마 빛을 보게 됐다. 특히 아이돌에 대한 실력 검증은 편견을 확실히 깨부쉈고, 이들의 잠재가능성까지 알렸다. 과거엔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현재 긴 공백기를 거친, 활동 재기가 필요한 아티스트들도 부담 없이 노래를 불렀고, 가수는 아니지만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도 출연해 못 다한 꿈을 이룰 기회도 얻었다.

‘복면가왕 출연 덕분에 다시금 관심을 받게 된, 다시 노래할 용기가 생긴 이들은 매우 많다. 빅마마 출신 이영현과 시나위 보컬 김바다, 허공, 이정, 김슬기, 김민희, 배수정, 정수라, 김소영, 송원근, 김보아 등이 그들이다. 방송 후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건 물론, 활동 재기, 노래할 이유를 얻은 경우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며 보는 시청자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복면가왕 캡처
출연 후 가장 큰 호응을 받았던 이영현은 마음이 더 편했다. 가면 한 장 차이가 참 편하게 노래 할 수 있게 하는 것 같다”며 대중의 함성이 내게 채찍과 당근의 역할을 했다. ‘복면가왕 감동이 있다”고 무대를 내려온 후 울먹거렸다. 김바다 역시 내 얼굴을 보여주고 노래를 부르면 록이라는 선입견이 있기에 얼굴을 가리고 선입견 없이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며 생각보다 재미있다. 나를 못 알아맞히니까 더 재미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무작정 ‘복면가왕을 찬양할 순 없다. 가면에 정체를 숨겨야하는 게 룰이기에 비밀, 보완 유지가 생명이다. 때문에 출연자들 역시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연습할 때조차 가면을 쓰고 진행해야 된다. 아무리 철저하게 보완에 신경쓴다하더라도 누리꾼들의 ‘매의 눈은 늘 피해가지 못해 아쉽다. 네일아트와 고집하는 스타일, 노래할 때 은연중에 나오는 동작 등은 가면으로도 숨기지 못해 정체가 발각되곤 한다. 금락카두통썼네가 에프엑스 루나라는 것을 시작으로, 노래왕 퉁키는 이정,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등 꽤 많은 이들이 가면을 벗기 전부터 누리꾼들의 레이더망에 걸려 의심을 받았다.

업그레이드된 가면으로 보안에 신경 쓰고 있지만, 이보다 더 문제되는 건 너무 뻔한 이들의 등장에 대한 반응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이들이 별다른 달라짐 없이 무대에 섰을 때 대중은 냉정하다. 변화 없는 모습에 질타를 하거나 급기야 노래 실력을 거론하기도 한다. ‘복면가왕은 나 노래 정말 잘해요”라고 알리는 코너가 아니다. ‘편견 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에서 맘껏 노래를 부르려는 이들이 출연하는 것이다. 실력에만 귀를 기울이기보단, 가면 뒤에 가려진 진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