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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레이크, ‘도시’와 ‘호수’가 선사하는 매력적인 교집합
입력 2015-08-15 15:28  | 수정 2015-08-17 10:18
사진=파스텔뮤직
[MBN스타 남우정 기자] 밴드 레이크(The lake)의 음악만 들었을 때 시크한 도시 남자를 떠올렸다. 하지만 직접 만나 본 레이크는 음악이 주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말을 한 마디 하는 순간부터 어딘가 순박하고 수더분한 소년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반전 매력은 오히려 더 유쾌하게 다가왔다. 순박한 말투에 동네 친구 같은 이들이 만든 도시 음악은 더욱 매력이 배가됐다.

지난 7월 레이크는 자신들의 첫 앨범인 ‘더 레이크 인 더 시티(The lake in the city)를 발매했다. 앨범 타이틀이며 재킷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도시적인 사운드를 표방했다.

도시 안에 있는 호수라는 타이틀처럼 호수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평온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여기에 도시적인 사운드를 저희 색을 입혀서 결합시키고 싶었다.”(김동수)

레이크의 말대로 이번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 ‘미드나잇(Midnight)을 비롯한 5곡은 여름에 어울리는 청량한 사운드를 내뿜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준다. 소속사인 파스텔뮤직은 보컬이자 기타를 맡은 유종한이 쓴 많은 곡들 중에서 밴드 느낌에 신나고 브리티시 음악 성향을 보여줄 수 있는 곡 위주로 선곡했다.

팀 이름부터 첫 EP까지 ‘호수와 연결되어 있다. 밴드에게 중요한 팀명이 너무 평범하지 않냐는 질문에 레이크는 저수지에서 술을 먹다가 정했다”라며 웃었다.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과림 저수지는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인 멤버 유종한과 김동수의 아지트였다.

과림 저수지에서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근데 팀 이름을 저수지로 하기엔 이상해서 호수로 바꿨다.(웃음) 추억의 장소다.”(김동수)

중학교 때 동수네 집에 갔는데 기타를 치고 있더라. 처음으로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따라서 기타를 잡게 됐고 곡을 만들었는데 같이 음악할 사람이 이 친구밖에 없었다. 원래 기타를 저보다 먼저 했는데 나중에 밴드에서 드럼 칠 사람이 없어서 동수가 하게 됐다.”(유종한)

초등학교 동창에 중학교부턴 함께 밴드를 결성하며 음악을 시작한 유종한과 김동수. 여기에 김동수의 학교 후배인 문기웅(기타)과 레이크 내에서 유일하게 음악을 전공한 베이스 김윤수까지 가세하면서 지금의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다.

전역을 하고 나서 밴드를 하려고 인터넷으로 찾다가 알게 됐다. 먼저 연락을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랑 성향이 다르더라. 팀으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먼저 연락이 왔다. 그 당시엔 센 음악을 좋아했는데 레이크에 들어오고 나서 점점 세뇌가 됐다. 성향이 바뀌고 있다.”(김윤수)

저희 중에서 유일하게 전공을 한 친구고 세션도 해봤다. 그래서 합주 하는 부분에서 저희가 몰랐던 부분을 건드려준다. 저희의 시각도 넓어졌다.”(김동수)

사실 이제야 첫 앨범을 발매하는 레이크지만 2012년 진행됐던 KBS2 ‘탑밴드2에 참가했을 만큼 결성은 빨랐던 팀이다. 레이크는 파스텔뮤직 자체 내 오디션 출신 팀으로 2012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음반이 나오는 데에는 무려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멤버 변동도 있었고 팀에서 키보드가 빠지면서 음악적 변화도 있었다. 조바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셨다.(웃음) 그럴 때마다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마음을 잡아줬다. 그래서 버틴 것 같다. 멤버 변동도 많았고 곡으로도 완벽하게 완성이 되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유종한)

그렇게 탄생한 첫 EP이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다행히도 현재 멤버들은 팀이 우선이었다. 레이크의 시작을 알리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뒀다.

이번 앨범을 어떤 평가를 듣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다. 저희의 첫 앨범이니까 시작하는 의미고 개인적인 만족도도 크다. 다 마음에 들지만 저희 밴드가 처음으로 앨범을 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문기웅)

개인적인 것보단 이 EP를 통해 여러 방향성을 생각하게 됐다. 조금씩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김윤수)

저희는 키보드가 중심이었던 팀에서 기타가 주가 된 밴드로 바뀌었다. 그래서 노래도 노래지만 연주적인 면에서도 대중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많다. 공연도 많이 하면서 실력을 늘릴 생각이다. 가사도 와 닿을 수 있는 부드럽고 듣기 편한 노래를 하고 싶다. 거창한 목표는 없다.”(유종한)

도시와 호수,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레이크는 세련된 사운드와 듣기 편한 노래로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살렸다. 오래 갈고 닦은 실력을 드러낸 레이크의 다음 앨범이 벌써 궁금하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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