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 본회의 가결, 박기춘 체포동의안 236명 중 찬성 137명…'방탄국회 없었다'
입력 2015-08-13 20:15  | 수정 2015-08-13 20:19
국회 본회의 가결 박기춘/사진=MBN
국회 본회의 가결, 박기춘 체포동의안 236명 중 찬성 137명…'방탄국회 없었다'

박기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은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간 마찰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동료 의원의 신상문제를 자신들이 결정한다는 데 대해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의원들은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면하게 된 데 대해선 안도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체포동의안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지부터가 관심사였습니다.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해외나 지방 출장 의원들이 적지않았고, 일각에선 박 의원에 대한 동정론까지 일었기 때문입니다.


이로인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 소속 의원들에게 참석을 독려하느라 동분서주했습니다.

원내부대표단이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연락해서 본회의 '출석체크'에 나섰고, 본회의가 열리기 약 2시간 전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참석가능 인원을 최종 점검하는 등 막판까지 정족수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새누리당에선 159명 전체 의원 가운데 123명이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박 의원이 속했던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129명 의원 가운데 예상보다 많은 106명이 투표에 나섰습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규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처리되고 난 뒤 체포동의안이 상정돼 박 의원이 신상발언을 시작하자, 의원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박 의원의 발언을 경청했습니다.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박 의원이 신상발언 중 울먹이자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표결이 시작되자 박 의원은 여야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박 의원을 포옹한 뒤 어두운 표정으로 투표소로 향했고, 투표 직후 곧바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회의를 진행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박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잡았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박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특히 지난 2012년에 체포동의안 표결의 대상이었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투표 순서를 기다리면서 박 의원과 5분 넘게 대화를 나눴고, 대화 도중 박 의원의 눈물을 닦아주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어 박 의원은 자신이 몸담았던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문 대표는 입을 꽉 다문 채 박 의원과 눈을 맞추며 악수로 박 의원을 격려했습니다.

오후 4시 40분부터 시작된 투표는 약 20분 만에 마무리됐고 개표 결과 찬성 137·반대 89·기권 5·무효 5표로 집계돼 가결됐습니다.

정 의장은 개표결과를 넘겨받아 어두운 표정으로 가결을 선포했고, 의원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습니다. 박 의원은 투표 직후 이미 본회의장을 떠난 상태여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직접 듣지는 못했습니다.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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