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3천억 매도…`Bye 코리아` 가속
입력 2015-08-12 17:32  | 수정 2015-08-12 19:54
한동안 잠잠했던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두 차례에 걸친 중국의 위안화 기습 절하 등으로 가속도가 붙었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3034억원을 팔아치웠다. 6거래일 연속 매도로 그동안 던진 금액만 6115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 자금은 매우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줬던 7월 둘째주(6~10일)에 외국인들은 1조1346억원을 빼갔다. 이후 7월 셋째주에 순매수하는 듯했던 외국인들은 넷째주(20~24일)에 다시 9740억원을 팔아치웠다. 미국이 9월께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예상되면서 환차손 염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7월 마지막주와 8월 첫째주에 각각 400억원과 1000억원 정도로 매도 강도는 약해졌지만 이번주 들어 속도가 다시 붙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주 3거래일(10~12일) 동안 외국인들은 4508억원을 빼갔다. △글로벌 증시 불안 △국내 기업 실적 부진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안화 절하에 따른 환율 리스크가 불을 붙인 꼴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이 당분간 계속 이탈할 것으로 염려한다. 중국이 1차로 위안화를 절하했을 때만 해도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고, 추가 절하되더라도 점진적인 형태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이틀 연속 위안화가 큰 폭으로 평가절하되자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위안화가 절하되면 한국 원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화 표시 자산 매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화값이 떨어지면 대형 수출주들이 실적 호조 기대에 오르던 과거 패턴도 기대할 수 없어 외국인의 귀환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원화값 하락 부분이 엔저로 상당 부분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약세를 띠던 작년 상반기와 올해 초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며 "외국인 수급 부진에 따라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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