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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남자배구, 운영 시스템 송두리째 바꿔야
입력 2015-08-12 14:16  | 수정 2015-08-12 14:50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남자 배구 대표팀. 사진제공=대한배구협회
[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한국 남자배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 무산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문용관 감독이 이끈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최근 이란 테헤란에서 끝난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7위로 마쳐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4개 대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아시아 최강 이란을 7년 만에 이란의 안방에서 잡으면서 우승까지 넘봤던 배구 대표팀은 8강전에서 '천적' 일본에 2-3으로 패한데 이어 5-8위 결정전에선 대만에게 패했다.
‘테헤란 참사로 불리는 이번 결과에 대해 미리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선수 선발에서 프로구단들의 ‘미온적인 태도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정신상태부터 대표팀 운영과 시스템까지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대진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마케팅 팀장은 프로구단들이 선수 차출을 꺼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각 프로구단이 젊은 감독들로 교체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며 문제는 대표팀 운영과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홍석(우리카드), 문성민(현대캐피탈), 신영석(상무), 서재덕(한국전력) 등 각 팀들을 대표하는 주전선수들이 대표팀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주전 레프트 전광인(한국전력)과 송명근(OK저축은행)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고 싶어도 그렇게 못했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스케줄은 거의 살인적이다. 10월에 시작하는 V리그는 이듬해 4월 마무리된다. 곧바로 5월에 시작되는 월드리그를 준비하고 국내 컵 대회를 치러야 한다. 컵대회 종료 후 국제대회가 있으면 참가해야 한다. 이후 곧바로 소속 팀에 복귀해 새 시즌을 맞는다.
쉴 시간이 없는 탓에 제대로 재활할 여유도 없어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올림픽 세계예선행이 걸린 아시아선권처럼 중요한 대회는 오랜 기간을 두고 철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간의 연계를 통해 선수 활용의 폭을 넓혀 전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
실제로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 4강전부터 월드리그, 아시아산수권대회까지 한국의 발목을 잡은 일본은 세대교체를 시도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은 최근 어린 선수들로 교체하는 과정 속에서도 홈 팀 이란을 결승전에서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표팀의 전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한배구협회가 KOVO와 닫혀있는 소통창구를 열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배구협회가 상위 조직이지만 현재 국내 배구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KOVO다.
KOVO 역시 각 팀들의 감독과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컵대회에 대한 운영 방침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상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한국 배구는 반성과 각성이 필요한 때다. 또 내실 있는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
앞으로 다가올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협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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