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성폭행 사망…스리랑카인 '항소심도 무죄'

【 앵커멘트 】
17년 전인 지난 1998년 대구에서 발생한 여대생 정은희 양 집단 성폭행 사망 사건의 용의자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검찰은 스리랑카인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추가 진술까지 확보했지만, 법원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심우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17년 전, 대학 축제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여대생 18살 정은희 양은 대구 구마고속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의문투성이였던 사건이었지만 경찰은 트럭에 친 단순 교통사고로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2011년 검찰은 정 양의 속옷에서 나온 정액과 스리랑카인 K씨의 DNA가 일치했다며 성폭행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검찰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지난해 5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범행 내용을 전해 들었다는 또 다른 스리랑카인의 진술을 확보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무죄.

증인 진술의 신빙성이 없고, 설사 피고인이 강간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있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할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상윤 / 대구고등법원 기획법관 담당 판사
- "증인의 진술이 피해자가 사고를 당한 고속도로 주변 상황과도 맞지 않고 여러 가지 정황상 믿기 어렵다,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취지입니다."

정 양의 아버지는 법원의 무죄 선고에 반발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아버지
- "내가 억울해서 미치겠어요.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애가 다리를 오그리고 있어요. 이게 어떻게 해서 교통사고입니까?"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검찰은 항고의지를 밝혔지만, 법원의 잇따른 무죄 선고로 정 양의 억울한 죽음은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