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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고 뻔한 사도세자? 이준익-송강호-유아인 조합이 궁금하다
입력 2015-08-11 12:2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게 된 인과관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 너무나 흔하고 뻔한 이야기인데 그것이 비극으로만 남아있는 게 올바른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 비극에 도달하는 것은 어떤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는 9월 영화 '사도'를 통해 영조와 사도세자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준익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사도' 제작보고회에서 "그 아름다움은 아들을 뒤주에 넣어 죽음으로 이끌어간 아버지의 생각과 마음, 심리, 감정은 도대체 무엇일까가 이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도'는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와 한 번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역사적으로 유명한 이야기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이날 함께한 송강호는 "따뜻한 시선과 이준익 감독만이 가진 감성이 이 이야기에 어떻게 녹아들까 궁금했다"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유아인 역시 "역사적 사실을 얼마나 신선하게 독특하게 구체적으로 차별적으로 그려진 게 중요했던 것 같다. '와, 이랬어?'라고 감탄하면서 봤다"고 만족해했다.
송강호와 유아인은 첫 연기 호흡이라 눈길을 끄는 작품이기도 하다. 유아인은 "어떻게 하면 부족하지 않은 후배로서 송강호 선배와 마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 같다"며 "송강호 선배는 후배 배우가 각 신에서 정확한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주셨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송강호는 "유아인과 19살 차이가 난다. 아마 유아인의 나이 때쯤 영화 데뷔를 한 것 같다. 그 때 내 모습을 떠올리면 나는 바보였는데 유아인은 대배우"라며 "나이게 맞지 않은 삶의 깊이와 배우로서 지녀야 할 열정, 자세, 태고로 자극을 받고 많이 배웠다"고 칭찬했다.
'사도'는 과거 역사적 비극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대화와 소통이 부족한 현대의 부자지간에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는 깨달음도 전할 전망이다.

송강호는 "'아버지가 참으로 힘들게 사셨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나는 실제 엄격한 편은 아닌데 간접적으로 영조대왕이나 사도세자, 그 시대 왕과 군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에 하나씩 이해가 되고 아버지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경상도 사람이다 보니 식탁에서 말없이 밥 먹는 풍경이 익숙하다. 사도 연기를 하면서 운명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벗어날 수 없는, 끊어낼 수 없는 혈연과 갈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왕 역할을 맡아 소원을 풀었다"고 미소 지은 송강호는 "가장 현실적인 영조의 모습이 우리 영화의 지향점 중 하나인 것 같다. 그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 '대한민국 대표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8일 동안 뒤주에 갇혀 결국 죽음을 맡게 되는 인물의 고통을 전해야 하는 유아인은 "배우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기에 그 고통을 체험하고 싶었다. 뒤주 안에 있을 때 힘든 것이 사실임에도, 배우로서 아주 새롭고 영광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짚었다.
'왕의 남자', '평양성' 등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사극을 많이 다룬 이 감독은 사극을 많이 다루는 데 대해 "과거에 대해 잘 몰라서 사극을 많이 찍는 것 같다"며 "잘 아는 이야기라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나 자신이 모르니 호기심 때문에 잘 모르는 사극을 열심히 찍는 것 같다"고 밝혀 관심이 쏠렸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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