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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부장’에서 ‘만능 유틸리티’로...키케의 성장
입력 2015-08-11 06:01 
다저스는 피츠버그 원정 3연전을 통해 키케 에르난데스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지난겨울 LA다저스가 마이애미 말린스와 진행한 트레이드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견실한 선발 투수 댄 하렌과 이제 막 리드오프로 눈을 뜨기 시작한 디 고든을 내주고 무게감 떨어지는 선수들을 대거 받아왔기 때문.
그러나 꼭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유틸리티 선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얻었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4월 29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선수단에 합류한 이후 53경기에서 타율 0.293 OPS 0.861 5홈런 1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보다 더 빛나는 것은 수비다. 외야 전 포지션과 2루수, 유격수를 모두 소화했다.
이번 피츠버그 원정은 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9일 경기에서는 좌완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맞아 좌타자 작 피더슨을 대신해 중견수로 선발 출전, 홈런을 기록했다. 10일 경기에서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하위 켄드릭을 대신해 2루수로 나와 또 다시 홈런을 터트렸다.
콜업 이후 주로 대타, 대수비 요원으로 뛴 그는 핸리 라미레즈, 맷 켐프, 후안 유리베 등 개성 강한 선수들이 떠난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새로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
팀이 뒤진 상황에서 더그아웃에서 바나나를 흔들며 ‘랠리 바나나를 탄생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자신의 SNS에 피더슨, 저스틴 터너와 함께 바나나 의상을 입고 ‘바나나 송을 립싱크하는 동영상을 올려 주목받았다. 지난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서는 수훈 선수로 그라운드에서 인터뷰를 하던 도중 메이저리그 사상 초유의 ‘바나나 세례를 받았다.
필라델피아 원정에서는 상대 팀 마스코트 파나틱이 재롱을 부리는 사이 그가 타고 온 카트의 열쇠를 뺏어 도망가기도 했다. 파나틱은 자신의 주특기인 배 튕기기를 한참을 하고 나서야 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는 단순한 ‘오락 부장이 아니다. 다양한 수비 위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빛을 발하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1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처음 그를 영입했을 때부터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그가 얼마나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줬다. 그런 선수는 내셔널리그에서 진정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며 에르난데스에 대해 말했다.
그는 에르난데스가 매일 뛰는 주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은 거의 그 단계에 접근했다. 여러 포지션에서 매일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예상을 내놨다.
매팅리는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입지를 넓히다가 이번 시즌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저스틴 터너의 사례를 들며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다저스는 주전 2루수 켄드릭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매팅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에르난데스가 2루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논의해봐야 할 문제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오늘도 우완 투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그가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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